청약이자 수천억 덜 준 은행…정부는 뒤늦게 '책임 회피'

국토부 "부칙 쉽게 만들려다 오해 소지" 해명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05.22 07:16 수정 2019.05.22 08:34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주택청약 저축 많이들 부으시죠. 그런데 청약 이자율이 잘못 적용되면서 가입자들이 받아야 할 돈 수천억 원이 지급되지 않은 사실이 저희 이슈취재팀 취재 결과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6년 2월, 정부는 은행이 위탁 운용하는 청약 저축 상품의 이자율을 내리도록 규칙을 바꿉니다.

2년 이상 가입자의 경우 이자율을 연 6%에서 4.5%로 내리는 식입니다.

그런데 부칙을 달아 예외 조항을 뒀습니다.

이미 가입해 있던 사람들에 한해, 내리기 전 이자율 그대로 6%를 쳐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하지만 개정 이전 가입자들도 예외 없이 바뀐 낮은 이자율을 적용했던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법에서 정한 이자보다 1.5%p 적게 쳐 준 것입니다.

2012년 12월 규칙을 다시 바꿔 이 부칙 조항을 빼 버리기 전까지 6년 10개월 동안 잘못된 계산은 계속됐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내부 자료를 보면, 국민은행 한 곳에서만 이자가 법령대로 지급되지 않은 계좌는 190만 개, 덜 준 이자 액수는 최대 3천6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은행과 함께 청약 저축을 위탁 판매한 농협과 우리은행까지 고려하면 미지급 이자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관련 업무를 맡았던 국민은행 전 직원이 당시 정황을 폭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규칙의 표현을 쉽게 하려다 문제의 부칙을 만든 것이라면서, 표현에 오해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과거 판례를 들어 당시 지급 안 한 이자를 되돌려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