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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부인 위해 공부…91살에 요양보호사 된 할아버지

"남은 생 아내만을 위해 살고 싶어"

<앵커>

치매에 걸린 부인을 직접 돌보기 위해 90이 넘은 나이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오늘(21일)이 부부의 날인데 '반려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소환욱 기자입니다.

<기자>

교실 맨 앞에 앉아 강사의 말 한마디 놓칠세라 정성스럽게 받아 적는 최대식 할아버지. 올해 91살입니다.

최 할아버지는 지난달 최고령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600페이지 넘는 교과서에 하나하나 자로 줄 그어가며 공부하며 딴 값진 자격증입니다.

[최대식/최고령 요양보호사 : 20일 동안 오전에 4시간, 오후에 4시간 해서 8시간. 점심시간 30분. 30분 동안 집에 올 시간이 없어서 김밥을 갖다가 아침에 내가 학원 갈 때 김밥을 사서 갔어요.]

90이 넘은 나이에 요양보호사에 도전한 이유는 치매를 앓는 아내 때문이었습니다.

[최대식/최고령 요양보호사 : 아침에 일어나더니 통장을 나보고 감췄느냐고 그래요. (찾아보니) 창고로 쓰는 방 어느 구석에 보니까 통장이 들어 있더라고요. 그게. 그걸 꺼내놓고 보면서 아차 이거 이제 치매인가 보다.]

62년 동안 함께 살아온 할머니, 치매로 고통받는 반려자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기기 싫었습니다.

젊은 시절 고생만 하고 좋은 추억 하나 못 만들어 준 것도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최대식/최고령 요양보호사 : 차라리 가족을 내가 간호하는 게 낫겠다. 그래서 그걸 배워서 내가 자격증 따려고 했던 거예요.]

결국 할아버지는 도전에 성공했고 최고령 요양사 자격으로 얼마 전에는 대통령도 만났습니다.

할머니의 아픈 모습을 방송에 내는 것은 할머니에게 미안해서 싫다던 할아버지.

남은 생을 아내만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최대식/최고령 요양보호사 : 아니 뭐 걱정 말고 그냥 나 하는 대로 따라주면 더 이상 볼 게 없지 뭐….]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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