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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전 영국 총리 "브렉시트당 선거 자금 출처 조사해야"

노동당 출신으로 2000년대 후반 영국을 이끌었던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최근 영국 정치권에 돌풍을 불러오고 있는 브렉시트당의 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20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운 전 총리는 선거위원회에 브렉시트당의 자금 출처에 대한 시급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아울러 이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브렉시트당은 브렉시트(Brexit) 찬성 캠페인을 주도했던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 등이 주축이 돼 지난 2월 창당한 신당입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하며, 영국의 자주권을 포기하는 어떤 국제기구 가입이나 조약 체결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브렉시트당은 오는 23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와 관련해 보수당과 노동당 등 영국의 기존 양대 정당을 앞지르면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패라지는 일간 텔레그래프에 하루에 2천명의 기부자들이 브렉시트당에 몰려들면서 매일 10만 파운드(약 1억5천만원)의 기부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라운 전 총리가 브렉시트당의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독특한 기부금 시스템 때문입니다.

기부자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다른 정당과 달리 브렉시트당은 500 파운드(약 76만원) 이하의 기부금은 페이팔 계정을 통한 기부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영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국 '검은 돈'이 개입됐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영국 선거법은 500 파운드 이상 금액의 기부는 영국 시민권자거나 영국에 등록된 기업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브라운 전 총리는 "패라지는 선거가 민주주의에 관한 것이라고 했는데, 민주주의는 제대로 보고되지 않거나 신고되지 않은 자금으로 인해 치명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패라지의 전력도 이같은 의심을 불러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앞서 선거위원회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운동 기간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 대표에게 전달된 800만 파운드(약 121억원)의 자금 출처를 조사한 바 있습니다.

영국 채널4 방송은 패라지가 브렉시트 찬성 진영의 최대 기부자인 기업인 애런 뱅크스로부터 45만 파운드(약 6억9천만원)의 이득을 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돈세탁 등의 혐의로 수감되기도 했던 패라지의 전 측근 중 한 명이 최근 브렉시트당에 다시 합류해 모금 활동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브렉시트당은 "선거법에 따라 기준점 이상의 기부금액에 대해서는 엄격한 체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AFP 통신은 패라지가 이같은 논란에 대해 "매우 역겨운 중상모략"이자 음모론자들의 행위로 치부했다고 전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선거위원회 역시 브렉시트당의 기부금 시스템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선거위원회 대변인은 "내일 브렉시트당 사무실을 방문해 기부금 시스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며 "만약 법을 어긴 증거가 있다면 우리의 집행 정책에 따라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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