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탱크 안에는 스틸렌모노머(SM)를 만들다 남은 유해물질(잔사유)이 170t가량 들어 있었지만, 현재 60t(소화약재 포함)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20일 한화토탈에 따르면 지난 17일 사고 발생 당시 유증기가 분출된 SM 탱크 내부 온도가 100도를 넘었습니다.
통상적으로 SM 탱크 내부 온도를 50∼60도로 관리해왔지만, 이날 정오쯤 탱크 온도가 65도를 넘어 삽시간에 100도를 넘어섰습니다.
SM은 온도가 65도 이상 올라가면 서로 뭉치며 열을 방출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온도가 급상승하자 한화 자체 대응팀과 충남 소방본부는 탱크 외부에 물을 뿌리며 온도를 낮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달아오른 탱크 온도는 쉽게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간 유해물질이 가득 든 탱크가 폭발하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했습니다.
탱크 외벽에 물을 뿌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한화토탈은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탱크 안으로 열을 내려주는 소화 폼(소화 약재)을 주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탱크 내부 압력이 올라가자 탱크 속에 있던 SM을 포함한 유해물질이 기화돼 탱크 밖으로 무섭게 뿜어져 나왔습니다.
200t 규모 탱크 안에는 사고 당시 170t(85%)가량의 유해물질이 들어있었다고 한화토탈은 설명했습니다.
한화토탈 측은 이날 서산시청에서 열린 '대산공단 환경안전대책 관계자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유증기 분출이 멈춘 현재 탱크 안에는 60t(30%) 정도만 남았습니다.
이마저도 온도를 낮추기 위해 주입한 소화 폼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물질의 성분 검사를 마쳐야 알겠지만, 산술적으로 최소한 110t 넘는 유해물질이 탱크 외부로 분출돼 주변 지역으로 퍼져나갔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환경부와 노동청은 탱크에 남아 있는 유해물질을 제거토록 명령했습니다.
SM은 30도 아래로 내려와야 기화되지 않고 외부로 빼낼 수 있습니다.
한화토탈은 현재 45도인 탱크 내부 온도를 30도까지 낮추는 데 5∼6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동청은 사고가 발생한 SM 1공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탱크 내부 온도가 올라간 이유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현철 한화토탈 상무는 "소화 폼을 주입해 폭발은 막았지만, 유해물질이 외부로 유출됐다"며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1시 17분부터 스틸렌모노머 공정 옥외 탱크에서 유증기가 유출됐습니다.
유증기를 마신 주민과 근로자 500여 명이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 안구 통증 등의 증세로 서산의료원과 중앙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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