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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사 위험 '해피벌룬' …미성년·군인까지 번졌다

<앵커>

이른바 해피벌룬이라 불리는 아산화질소 가스는 마약처럼 환각 효과가 있는데, 해피라는 말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것을 과도하게 들이마시면 숨질 수도 있습니다. 이 가스, 불법 유통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강민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7년 4월 경기 수원의 한 호텔 객실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질식사. 아산화질소를 과다흡입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해피벌룬이라고 불리는 아산화질소는 흡입하면 환각작용을 일으키는데 무서운 부작용이 있습니다.

[정용훈/중앙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폐포에 아산화질소만 꽉 차게 되고 산소는 없어지는 거죠. 결국은 질식사하게 되는 겁니다. 이건 절대적으로 (병원) 밖에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이런 위험 때문에 2017년부터 의료나 식품제조 외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해피벌룬이라고 치자 판매처가 줄줄이 올라옵니다.

SNS에는 해외에서 해피벌룬을 경험한 인증 사진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모두 처벌 대상입니다.

중독성이 없다고는 하지만 한 번 흡입하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해피벌룬 흡입 경험자 A : 중독성이 있어요. 그냥 붕 뜨는 것 같은 기분이 좀 나고…]

채 6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해피벌룬 캡슐 3만여 개를 들이마신 여성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마약류와 함께 쓰면 강한 환각효과를 볼 수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해피벌룬 흡입 경험자 B : 대마초라고 하면 1백 배, 엑스터시는 1천 배 이렇게 온다고 하더라고요. (기분이) 더 좋아진다고 하더라고요.]

미성년자와 군인 등 일반인들에게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은 데다 휘핑크림의 재료로 구하기가 손쉬워 관리와 단속이 허술한 겁니다.

최근 경찰이 이른바 해피벌룬 불법 유통 사범 등 95명을 붙잡았는데, 일반 유통업체로 가장해 아산화질소를 대량 구입한 뒤 판매책임을 암시하는 광고성 문자를 무작위로 뿌려 구입 의사를 밝혀오는 사람들에게 은밀히 배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부터 아산화질소 캡슐 용기 크기를 2.5ℓ 이상으로 늘려 음식 재료나 의료용으로만 유통되도록 유도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불법적 사용을 근절하기는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따라서 유통이나 구매 목적에 대한 더 철저한 검증과 단속 제도를 만들고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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