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말라가는 북한의 옥수수밭
북한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지난 5개월간 전 지역의 평균 강수량이 1917년 이후 10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기상수문국의 방순녀 처장은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대담에서 "올해 1월부터 5월 15일까지 기간을 놓고 볼 때 전국적인 평균 강수량은 56.3㎜로 평년의 39.6%였다"며 "이것은 1917년 이후 같은 기간 강수량으로서는 제일 적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5월 말까지 북부 저기압골의 영향으로 두 차례 정도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되지만, 가물(가뭄)을 극복할 정도의 비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런 기상상태가 6월 상순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기상관계자를 인용해 "1월부터 5월 상순 사이 전국 평균 강수량은 54.4㎜로 평년(128.6㎜)의 42.3%"라며 "같은 기간의 강수량으로서는 1982년(51.2㎜) 이후 제일 적었으며 2014년(55.8㎜)과 유사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농업성의 주철규 국장은 노동신문과 대담에서 "강수량이 예년에 없이 매우 적은 데다가 호수와 저수지들에도 물이 부족해 지금 당면한 모내기와 보급수 보장에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며 "가뭄 현상은 밀, 보리와 강냉이, 감자, 콩을 비롯한 밭작물 재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특히 최대 곡물 생산지인 황해남·북도를 비롯해 비가 적게 내린 여러 지역의 밀과 보리밭들에서 잎이 마르고 있다며 "영양단지 모를 옮겨심은 일부 강냉이 포전(밭)들에서도 모 살이가 잘되지 않고 초기 성장이 억제되는 등 가뭄 피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가뭄과 이상고온, 홍수 등으로 10년 사이 최악의 작황을 보인 데 이어 올해도 유례없는 강수량 부족에 시달리자 내부 대책 마련에 총력전을 펴는 한편으로 국제사회에도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3월 말 방북 후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장기간의 가뭄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과 잦은 홍수, 농업 생산에 필요한 투입 요소의 제한 등이 작년 가을 작황에 극심한 영향을 미쳤으며, 적은 강수량 등의 영향으로 오는 6월에 수확할 봄 작물 전망도 좋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