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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쿤스의 '토끼', 1천억 원대 낙찰…생존 작가 최고가 신기록

제프 쿤스의 '토끼', 1천억 원대 낙찰…생존 작가 최고가 신기록
미국의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조형 작품 '토끼'가 살아있는 작가의 작품으로는 가장 비싼 예술품이 됐습니다.

외신들은 쿤스의 '토끼'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수수료를 포함해 9천107만5천 달러 우리돈 약 1천85억 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영국 출신 현대 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회화 '예술가의 초상'이 보유한 종전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반 년 만에 갈아치운 것입니다.

호크니의 작품은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9천30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또 쿤스로서는 '살아있는 가장 비싼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되찾아온 결과라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3년 5천840만 달러에 낙찰된 '풍선 개'라는 조형 작품으로 호크니 이전에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생존 작가였습니다.

이날 경매에 올라온 '토끼'는 풍선처럼 공기로 부풀린 은색 토끼를 스테인리스강으로 주조한 약 1m 높이의 작품입니다.

자세한 얼굴 묘사가 없고, 손에는 당근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쿤스가 1986년 만든 3점의 정식 작품과 1점의 시험작 중 하나로 유일하게 개인 소유로 남아있었습니다.
제프 쿤스
미국의 출판 재벌 S.I. 뉴하우스 주니어가 1992년 당시로서는 고가인 100만 달러에 사들였으나, 지난 2017년 뉴하우스의 사망 이후 유족이 경매에 부쳤습니다.

가장 유명한 쿤스의 작품 중 하나인 '토끼'는 예술계의 통념에 도전한 현대 미술의 걸작으로 꼽힙니다.

크리스티 측은 경매에 앞서 '토끼'를 가리켜 "20세기 예술에서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라며 "딱딱하고 서늘한 외관이지만 어린 시절의 시각적 언어로 다가간다"고 묘사했습니다.

이날 크리스티의 '전후 현대 예술 경매'를 주관한 알렉스 로터는 '토끼'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상징하는 "완벽한 남자의 반대이자 조각의 종말"이라며 "쿤스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자 20세기 후반 가장 중요한 조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낙찰자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부친이자 미술상인 로버트 므누신으로 확인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천만 달러에서 시작된 '토끼'의 경매에서 므누신을 포함한 4명의 입찰자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가격이 올라갔습니다.

이번 최고가 낙찰은 쿤스가 최근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습니다.

그는 2013년 '풍선 개' 이후 커다란 호황을 누리던 현대미술 경매 시장에서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2천280만 달러에 낙찰된 알루미늄 조각상 '플레이 도'가 최근 5년간 쿤스의 최고가 기록이었습니다.

2017년과 지난해 최소 두 차례의 표절 논란 끝에 배상 판결을 받았고, 지난 2015년 발생한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조형물이 프랑스 예술계로부터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또 '라 치치올리나'라는 예명으로 알려진 전직 포르노 배우 일로나 스탈러와 부부 시절 노골적인 관계를 묘사한 그림을 그려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한편, 작가의 생존 여부와 관계 없이 미술품 경매 사상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로 지난 2017년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 5천30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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