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조현아의 '철통 방어' 변호인단…경찰 조사 때 커피 심부름, 기자와 몸싸움도

유수환 기자 ysh@sbs.co.kr

작성 2019.05.16 09: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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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주요 혐의는 남편에 대한 상습 폭행과 자녀 학대. 지난 2월 조 씨의 남편이 고소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였다.

3개월 전 조 씨의 남편이 공개한 영상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나가!'라며 크게 소리치는 조 전 부사장 모습, 그리고 그 앞에서 귀를 막고 서 있는 어린 자녀의 모습은 금세 세간의 화제가 됐다.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동시에 '남의 가정사에 그만 신경 쓰자'거나 '때로는 어린 자식에게 볼기짝을 때릴 수도 있지 않나'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남편이 허위 주장을 하고 있으며, 그의 알코올 중독 문제 때문에 이혼에 이르렀다고 반박했다.

"수서경찰서에서 조현아가 조사받고 있다"는 선배 기자의 전달을 받고 다급하게 도착한 현장엔 다른 언론사 기자는 없었다. 여러 의문을 단독으로 물을 수 있는 기회였다.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한진家 조현아에 벌금 1천 500만 원 구형떠오르는 수많은 질문을 정리하며 조 씨를 기다렸다. 나 말고도 조사실 앞엔 조현아 씨의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이들은 조 씨의 점심 식사를 챙기고, 조사를 받는 도중 여러 차례 커피를 배달하는 일을 했다. 다가가 변호인이냐 물었다.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이름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조현아 전 부사장님 개인 가정산데... 취재하지 마시죠"라고 말했다. 아동학대, 가정폭력이 개인 가정사라니.

우리 경찰은 2016년부터 아동학대 범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학대전담경찰관제도(APO)까지 만들었다. 가정폭력도 다르지 않다. 난 조 전 부사장이 나올 때까지 몇 시간이고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조현아 씨는 14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밤 9시쯤, 조 씨가 조사를 마치고 조서 열람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렸다. 조서 열람은 본인이 진술한 내용이 맞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마지막 절차다. 조사실 앞에서 조 씨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조 씨가 모습을 드러낸 건 그 뒤로 2시간 반이 지나서였다. 그 사이 3~4명 되는 변호인들이 조서실 안팎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조사를 마친 조 씨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걸어 나올 것이란 나의 기대는 너무 순진했다. 밤 11시 반을 조금 넘기고 조 씨는 변호인 4명에 철통같이 둘러싸여 나왔다. '어?'하는 순간 뒷문으로 허겁지겁 달려나갔다.

조 씨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쫓아 내달렸다. 그 순간 키 큰 중년 남성이 허리를 붙잡았다. 취재를 하다 보면 어깨를 부딪치거나,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기자의 몸을 완강하게 붙잡고 못 가게 막는 일은 처음 겪었다. '업무방해, 성추행, 폭행' 등 갖가지 혐의가 머릿속을 스쳤다. 결국 준비했던 질문들에 대한 조현아 씨의 답변은 듣지 못했다. 이들은 대체 무엇이 무서워 '방탄 경호'를 자처하고, 기자의 허리를 부여잡으면서까지 질문을 막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