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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보란 듯 관세 압박…트럼프-시진핑의 '상 엎기'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미·중 무역전쟁이 굳이 표현하자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 어디까지가 엄포고 진짜로는 어디까지 갈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기자>

저도 알고 싶습니다. 일단 먼저 미국의 압박에 숨을 고르던 중국이 어제(14일) 반격했습니다.

비즈니스에서 고도의 협상 기술 중에 그런 게 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을 하던 시절에도 잘 구사하던 기술이라고 합니다.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에 이제 거의 다 된 것 같은 밥이라서 지금 발을 뺀다면 분명히 저 사람도 손해를 보는데 갑자기 "나 안 해" 그러면서 상을 엎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 쟤도 분명히 지금 저럴 때가 아닌데" 하면서도 내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까 끌려가서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는 거죠.

문제는 지금 협상하는 미·중은 서로 밥상을 차는 기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지난 주말에 미국에서 이뤄진 협상 전부터 잘 안 되면, 중국 수입품 절반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통고하고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협상은 결렬됐고 예고대로 미국은 관세를 올립니다.

그런데 이 조치로 미국 문턱에 도착한 중국 제품들에 사실상 관세가 매겨지기 시작하는 시기는 앞으로 3주 정도 후가 되거든요.

미국이 다시 한번 압박 속의 협상 시간을 만든 셈이고 여기다가 중국 수입품 거의 전체에 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는 압박까지 추가로 던졌습니다.

그래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트위터로 중국에 경고를 합니다. 반격하지 마라, 보복하지 말라고요. 그런데 이 트윗들이 올라온 지 2시간 만에 중국이 나도 상을 찰 수 있다고 나옵니다.

미국과 휴전 협상 시작하기 전에 매겼던 보복 관세에다가 추가로 미국 수입품 6백억 달러어치에 대해서 5%에서 최대 25%까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를 한 건데 이렇게 되면 중국으로써는 미국 수입품 거의 전부에 관세를 매기게 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밤사이에도 트윗 10개를 날리면서 "돼지저금통이 되진 않겠다. 털어갈 생각 하지 마라" 이런 식의 얘기를 했다고 해요. 그런데 실질적인 미국의 대응은 아직이죠?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서.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 중국에게 수입품 전체 관세를 메길 수 있다. 목록까지 제시하긴 했지만, 일단 한 박자 늦추고 있습니다.

지나친 공세는 자제하면서 앞으로 3~4주 안에 대중 협상이 성공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도 얘기했습니다.

앞으로 3~4주는요, 중국이 대미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밝힌 시점인 6월 1일 언저리입니다.

또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이미 매기기로 한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수 있는 시점과도 일치합니다.

이 기간 안에 다시 협상에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위기를 제시한 거고요.

또 하나 제시한 시점이 6월 28일부터 시작하는 G20 정상회담입니다.

이때 시진핑 주석을 만날 거라고 얘기해서 이때까지 뭔가 담판이 지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또 준 것입니다.

한마디로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는 유예기간을 또 늘린 건데요, 이게 세계의 희망 사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1년 가까이 계속된 미·중 무역전쟁은 계속 이런 식으로 냉탕 온탕을 왔다 갔다 해왔습니다.

약간 지리멸렬하게 계속해서 확전 상황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그래서 어제 상당히 컸던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처지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첫째, 지난주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단지 무역 적자 흑자의 문제가 아니고요.

기존의 세계 제일 대국과 떠오르는 중국의 앞으로 패권을 둘러싼 승부 같은 상황입니다. 산업에서의 패권, 기술 패권뿐만 아니라 국가 위상까지 겨루고 있습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둘 다 강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자기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 때라는 압박감이 큽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지만요, 시진핑 주석도 사실 중국이 그동안은 수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미국에게 지난 휴전 기간의 협상에서는 내줘도 된다고 생각한 것은 거의 다 준다고 했습니다.

방어해야 하는 핵심인 기술 패권으로 가는 길만 못 내준다는 것만 빼고요. 그렇다 보니까 중국 내에서도 점점 미국에 이렇게 끌려다닐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이렇게 계속 분위기를 이끌어 가다가 결국에 둘 다 상을 엎은 상태에서 끝나면 피해가 커질 거고 자국 내에서도 인기가 줄어들 텐데, 앞으로 어떻게 이 사람들이 이걸 이끌어나갈지 궁금하거든요, 지금.

<기자>

그런데 그런 면에서 보면 아직은 양쪽이 당분간은 버틸 만해 보인다는 것도 공통적입니다. 오래는 못 갔지만요.

미·중 무역전쟁이 길어지면서 실제로 양국의 수출, 수입, 무역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미국은 올해 1분기에 세계에서 나 홀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성장률이 예상보다는 좋았습니다. 내수 부양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져선 안 되는 싸움인데 아직 여력이 있으니까, 해보는 데까지 해보겠다는 태세도 둘이 비슷한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입니다. 양강은 여력이 있을지 몰라도 우리나라는 하반기에 경제 상황이 나아지려면 미·중 무역전쟁이 빨리 끝나는 게 절실합니다. 우리가 세계에서 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는 분위기의 여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게 이미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6월의 두 시한을 또 열심히 주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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