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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의원 "전쟁해서라도 영토 되찾아야" 망언…"과음 때문에" 변명

日 의원 "전쟁해서라도 영토 되찾아야" 망언…"과음 때문에" 변명
▲ 일본유신회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 의원

일본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전쟁을 해서라도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우파 정당인 일본유신회 소속 마루야마 호다카(35) 중의원 의원은 지난 11일 '북방4도 비자 없는 교류 방문단'의 일원으로 쿠릴 4개 섬 중 한 곳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를 찾았습니다.

그는 공식 일정이 끝난 후인 11일 오후 8시쯤 쿠나시르 숙소인 '우호의 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섬 출신인 오쓰카 고야타(89) 단장에게 "전쟁으로 섬을 되찾는 것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라고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이에 오쓰카 단장이 "전쟁을 해선 안 된다"고 하자 마루야마 의원은 "전쟁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계속해서 '전쟁'을 운운했습니다.

마루야마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13일 밤 도쿄 아카사카 의원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방영토' 문제 해결 방법을 놓고 전쟁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과음해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당장 반발하고 나서는 등 이번 논란이 양국 영토협상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장은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일 지사 회의에서 "양국 관계의 흐름 속에서 가장 나쁜 일"이라고 마루야마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고 홋카이도 신문이 전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일본유신회 대표인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 시장은 마루야마 의원에게 말조심하라고 '엄중 주의'를 줬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1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말로 유감스럽다"고 문제 발언을 비판한 뒤 "외교협상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장관은 그러나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한 의원의 발언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 측에 설명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사카 19구를 지역구로 둔 마루야마 의원은 2012년 총선 때 자민당과 민주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진출한 3선 의원입니다.

그는 2015년에도 도쿄의 한 술집에서 음주 후 말다툼을 벌인 남자 손님의 손을 무는 등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는 당시 당 차원에서 엄중 주의를 받은 뒤 "공직에 있는 동안 술을 끊겠다"고 사죄하고, 다시 음주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또 술로 말썽을 일으킨 마루야마 의원의 자질에 대한 엄중한 비판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일본은 러시아와 하보마이, 시코탄, 구나시리, 에토로후 등 남쿠릴열도 4개 섬을 반환받기 위한 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이 끝날 즈음 러시아가 점령한 이들 4개 섬을 홋카이도 행정구역에 두고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이들 섬을 사할린주(州)로 편입해 실효 지배하는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합법적으로 영유권을 얻었다며 일본 측에 이를 먼저 인정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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