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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인근 해상서 사우디 유조선 2척 등 상선 4척 피습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동부 영해 인근에서 12일(현지시간)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가운데 이중 2척은 사우디 유조선으로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이란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미국이 병력을 대폭 증가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13일 자국 유조선 2척이 UAE 동부 푸자이라 해안의 특별경제구역에서 전날 오전 사보타주 공격을 받아 선박 구조에 "상당한 피해"(significant damage)를 입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알팔리 장관은 "다행히 사상자 발생이나 기름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 유조선 1척은 사우디 라스 타누라항에서 원유를 싣고 미국으로 가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알팔리 장관은 피습 당시 상황이나 공격의 배후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공격은 전 세계 석유 공급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UAE 외교부는 12일 4척의 상선이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다며 "사상자 발생이나 유해 물질 혹은 연료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UAE 외교부는 "상선들을 파괴행위의 대상으로 하고 승조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위험한 국면으로 생각된다"며 국제사회가 해상 안전에 대한 위협에 맞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UAE 측은 피해 상선은 여러 나라 국적을 갖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본질이나 배후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의 발표는 UAE가 공개한 피해 선박 중에 자국 선박 2척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한 셈입니다.

사우디 알아라비야방송은 피습된 상선 중 사우디 유조선이 아닌 2척이 각각 UAE와 노르웨이 선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UAE를 구성하는 7개 에미리트(토후국) 중 하나인 동부의 푸자이라 인근 오만만(Gulf of Oman)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지역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으며 유조선 운항이 세계에서 가장 빈번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UAE 측은 푸자이라 항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항구 안쪽에서 일어났다는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이란은 자국이 이번 사건의 배후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오만해의 사건은 우려스럽고 유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무사비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해상 안보를 교란하는 '외국세력'의 모험주의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사건 후 주변을 지나는 선박들에 대해 다시 경고했습니다.

미 해사청(MARAD)은 자세하게 확인된 사항은 없다면서 푸자이라 항 주변을 지날 때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UAE의 동맹국인 바레인은 이번 사건을 "위험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아랍권 국제기구인 아랍연맹(AL)의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무역 및 해상 운송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UAE와 사우디가 안보를 지키려고 취하는 모든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미국은 이란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겠다며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 폭격기들을 중동에 속속 배치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세계 주요국들이 2015년에 맺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지난해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고, 덩달아 지역 내 긴장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이란은 지난주 핵 합의에 따른 제재 해제가 없다면 핵 합의 이행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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