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경기도…버스 요금 못 올리는 속사정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9.05.10 20:31 수정 2019.05.10 22: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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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대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 결국 버스 요금을 올려야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사실 수도권에서는 버스 요금 올리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 그런지 박세용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많습니다.

경기도에서 시내버스 탈 때 카드를 찍으면 기본요금 1,250원이 찍힙니다.

서울로 들어오면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을 할 수가 있겠죠.

내릴 때 카드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찍고 추가 요금 300원이 생기면, 기본요금이 1,250원이었으니까 총 요금은 1,550원이 됩니다.

이제 이 돈을 서울과 경기도가 나눠 갖거든요, 기본요금 비율대로 나눕니다.

기본요금이 경기도는 1,250원, 서울은 1,200원이기 때문에 이게 거의 1대 1입니다.

반반씩 나눠 갖는 셈입니다.

국토부가 오늘 경기도 요금을 200원 정도 더 올리면 이번 사태 해결이 된다 이런 취지로 말을 했는데, 만약에 경기도만 올리잖아요, 그러면 앞서 보신대로 환승한 승객 요금을 서울시랑 나눠 갖기 때문에 경기도 승객이 더 낸 돈 200원에서 일부가 서울 버스회사한테 가도록 돼 있습니다.

서울 버스회사는 그러면 요금 한 푼 안 올리고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거거든요.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서울과 경기, 인천은 어느 지자체 하나만 버스 요금을 올린 적이 없고 늘 동시에 인상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해야 요금을 나눠 갖는 비율이 크게 변하지 않으니까 지금까지 서로 싸울 일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 이번에도 서울시랑 같이 올리면 될 것 아니냐 싶지만, 사실 서울 버스 기사들은 노동 시간이 대개 주 52시간이 안 됩니다. 다른 광역시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까 서울시 입장에서는 주 52시간 때문에 임금 줄어드는 것은 경기도가 더 심각한데 왜 우리까지 요금 올려서 시민들 불만을 사야 되느냐, 요금 인상을 검토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속사정 때문에 정부가 이번 사안을 지자체에만 맡겨두고 버스 요금 인상을 통해서만 해결하는 것은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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