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세상에 이런일이' 실리콘 옷 완전 무장, 전자파 차단해야 사는 남자…슬픈 사연은?

'세상에 이런일이' 실리콘 옷 완전 무장, 전자파 차단해야 사는 남자…슬픈 사연은?
전자파를 차단해야만 살 수 있다?

9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도움이 절실하다는 제보자를 찾아 나섰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이 찾은 제보자 김호준 씨는 "내가 직접 불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선글라스와 모자, 마스크 등 직접 제작한 아이템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이에 제보자는 "전자파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살려면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며 실리콘으로 무장한 아이템을 공개했다. 또한 그는 먼 거리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에서 LED 빛이 나온다며 빛에 유독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그를 따라간 그의 집은 전등은 모두 제거된 상태이고 전자 기기들은 모두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김호준 씨는 "전자파가 흐르는 기기들 근처에만 가면 다리 부분이 찌릿찌릿하면서 심장까지 자극이 올라온다. 누가 바늘로 찌르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자기기를 사용해야 할 때는 외출을 할 때처럼 완전 무장을 했다. 전자기기 중 컴퓨터를 사용할 때 가장 아픔을 느낀다는 김호준 씨는, 완전 무장을 하고 가림막까지 사용해 PC를 사용했다. 그는 "전자파에 더 노출되기 전에 빨리 여기를 탈출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호준 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생계를 이어갔다. 이에 그에게 배우고 있는 학생은 "여름이 다 되어가니까 해가 길어져서 괜찮다. 겨울에만 좀 어둡다"라고 익숙한 듯 말했다.

그의 이런 힘겨운 생활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김호준 씨는 "작년 7월 갑자기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새벽 4시쯤 심장에서 소리가 나더라. 일어났는데 심장이 덜덜 덜덜 떨리더라. 무서워서 집 밖을 나가서 차에 있었다. 잠잠해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는데 들어오는 순간 다시 찌릿하더라. 3개월 전부터는 이런 거 없이 생활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호준 씨는 "과거에 살던 집에 원인이 있는 거 같다"라며 제작진을 이끌었다. 5년 동안 살았다는 그의 과거 집에는 옥상에 휴대폰 기지국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에 김호준 씨는 "벌써 아프다"라며 고통을 토로했다. 하지만 주변 이웃들은 "우리는 여기에 계속 살고 있다. 우리는 괜찮은데 저 아저씨만 그렇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김호준 씨는 마주 오는 차량의 라이트, 가게의 불빛에도 고통을 토로했다. 그리고 그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옷을 다시 실리콘으로 덧칠했다. 가족과 떨어져 고립된 상태로 2달째 살고 있는 김호준 씨는 "나와 사는 게 정상인은 힘들다. 난 안 죽으려고 버티지만 정상인들은 곁에 있으면 휴대전화도 못 쓴다. 그러니 버틸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병원에 다 가봤다. 그런데 다들 이상 없다고 하더라. 난 그렇게 아픈데 다들 이상이 없다는데 그럼 심리적인 문제 아니냐. 참아보라고 하더라. 그런데 생각해보라. 총을 쓰는데 그걸 참을 수 있냐? 안 죽을 수도 있겠지만 참아봐라. 죽음으로 내 고통을 증명할 수밖에 없다"라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는 "자식들한테 제일 미안하다. 정말 슬프고 억울하다. 옛날처럼 돌아가서 아비로서 모든 걸 해주고 싶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상태에 대해 들은 전문가는 "이런 것을 전자파 과민증이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험 결과 그는 전자파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는 "전자파를 느낀다는 것은 아닌 거 같다. 중계탑 밑에 산다고 해서 강한 전파를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는 "실험을 해보면 진정한 전자파 과민은 거의 없고 대부분 심적인 이유에서 전자파를 느낀다고 나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김호준 씨는 "집에서는 작은 전자파만이라도 아프고 그랬는데 여기서는 연구원분들도 많고 그래서 그런지 전자파를 잘 느끼지 못했다. 변명이지만 그렇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제보자에게 심리 상담을 권했다. 그리고 제보자는 정신과 의사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이에 전문의는 "우리가 마음이 아프다는 감정도 통증으로 느끼는 거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도 통증이다. 다른 사람들은 마음이 아프다고 느끼는 걸 이 분은 통증으로 느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심리적인 거다. 그거는 많이 좋아질 수 있다. 가족들하고 잘 지내는 것을 통해서 좋아질 수 있다. 내가 볼 땐 부인과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사실 제보자는 투자 실패와 가족과의 단절을 통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이것이 고통으로 다가왔던 것. 이에 김호준 씨는 "몸이 예전처럼 좋아진다면 성실한 가장으로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