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위험' 의료폐기물 처리 대란 우려…이유는

남주현 기자 burnett@sbs.co.kr

작성 2019.05.07 08:13 수정 2019.05.07 08: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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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에서 나오는 주삿바늘, 쓰고 남은 백신 등은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의료 폐기물로 분류돼 따로 수거돼 소각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의료폐기물의 양은 급증했지만, 처리 시설은 턱없이 모자라서 의료쓰레기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입니다. 스스로 거동하지 못하는 노인 환자의 기저귀는 의료폐기물 전용 상자에 버려집니다.

기저귀 외에도 주삿바늘 등 각종 의료폐기물이 한 달에 무려 8t 정도 나옵니다.

의료 폐기물은 감염 가능성 때문에 전용 창고에 보관하고 전용 수거업체를 거쳐 전용 소각장에서 처리되는데, 지난해부터 이 수거 비용이 급등했습니다.

값이 두 배 이상 뛴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처리업체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기도 합니다.

[박성국/대한요양병원협회 사업이사 : 임의로 계약을 해지하고 의료폐기물을 수거해 가지 않아서 병원에 쌓아두고 있었던 병원장님이 정말 다급하게 저한테 연락한 적이 있어요, 어떻게 하느냐고. ]

이유는 급증하는 의료폐기물을 소각할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의료폐기물은 지난 2013년 14만 4천 톤에서 2017년 20만 7천 톤으로 4년 만에 44% 늘었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전용 소각시설은 13개에 불과하고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충북 괴산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소각 시설은 주민의 격한 반대로 건설이 중단됐고, 노후화된 경북 고령과 충남 논산의 소각 시설은 주민 반대로 증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재석/의료 폐기물 소각업체 이사 : 소각로 내부가 일차적으로 완전히 붕괴하는 사고도 발생해서 그에 따른 인명사고도 발생이 됐습니다. 시설 노후화로 인한 증설의 필요성도 시급하고요. ]

넘쳐나는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는 요양병원들은 노인 환자들의 기저귀라도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해달라고 주장하고, 소각업체들은 감염 위험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의료폐기물을 20% 줄이라고 주문만 했을 뿐, 갈등 조정을 통한 현실적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산에 이어 의료폐기물 대란이 일어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