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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페트병, 재질 제각각…거꾸로 가는 재활용 기준

<앵커>

플라스틱 폐기물 대란 이후 정부가 재활용 등급 기준을 바꿨는데, 이게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간장병 같은 일부 페트병에 붙어있는 손잡이와 뚜껑 관련 기준이 제각각인 게 문제였습니다.

장세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마트 식품 코너, 간장을 담는 대형 페트병에 하나같이 손잡이가 달려 있습니다.

간장과 식초, 다양한 소스류에까지 쓰이면서 손잡이 달린 페트병 유통량이 연간 1억 병에 달할 정도입니다.

쓰기에는 편리하지만 재활용에는 이 손잡이가 걸림돌입니다.

페트병 재질을 따져보면 몸체는 페트, 손잡이는 폴리프로필렌, 뚜껑은 폴리에틸렌, 모두 제각각입니다.

쓰고 버려지면 물에 뜨는지 여부로 선별해 재활용되는데, 몸체인 페트는 가라앉는 반면 손잡이와 뚜껑 재질은 모두 물에 뜹니다.

한데 섞여 재활용하면 값싼 저급의 플라스틱만 나옵니다.

일본 간장통은 어떨까, 손잡이와 몸체에 똑같은 무색 페트 재질을 쓰기 때문에 고품질의 재생 플라스틱을 얻습니다.

우리나라도 2008년 규정에는 일본처럼 손잡이에 무색 페트만 쓰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그런데 2011년 개정 때 식품 업체의 요구에 따라 무색 페트 손잡이 기준이 삭제됩니다.

[식품업계 관계자 : 식품 업체들은 (페트병 손잡이에) 원하는 색상을 넣어서 고객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PP재질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지난달 등급 기준을 다시 바꿔 무색 페트 항목도 추가했지만,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어 식품업체들로서는 종전의 페트병 손잡이 공정을 바꿀 이유가 없습니다.

재활용에 좋은 재질을 쓸 경우 더 높은 등급을 받도록 차등화돼야 시늉뿐이 아닌 실제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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