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들 속여 5억 가로챈 일당 붙잡혀

방송 출연을 미끼로 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들을 속여 거액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연예기획사 대표이사 A씨와 사무담당 B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씨가 수사를 받던 가운데 다른 사기 사건 재판에서 법정구속됐고, B씨는 불구속 상태로 넘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들을 상대로 자녀를 영화나 드라마, 광고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속이고 약 5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과거 부부 사이였던 이들은 이혼 후에도 사업 파트너로 함께 일하며 서초구 방배동에 기획사를 차리고 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자녀가 광고 아역배우로 캐스팅됐으니 오디션에 참석하라"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고, 오디션을 본 아역배우 지망생들에게 "끼는 있지만, 연기력이 부족하다"며 자신들의 기획사에 가전속계약을 맺고 연기수업을 받으면 출연시켜주겠다는 수법으로 속여왔습니다.

이들은 유치원과 초등학생, 중학생 아역배우 지망생 15명의 부모로부터 적게는 300만 원에서 최대 7천여만 원까지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장기간의 연기수업과 고액 수업료에도 약속한 방송 출연이 이뤄지지 않자 사기를 의심한 한 피해자가 지난해 8월 이들을 고소하면서 덜미가 잡혔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이 들통 나려 하면 기획사를 폐업하고 다른 상호로 다시 개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방송 데뷔를 준비하는 자녀가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 경찰에 제대로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씨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고액 수업료를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방송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