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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플라스틱 쓰레기 '가득'…폐사해 돌아온 바다거북

<앵커>

코에 긴 빨대가 박힌 거북이, 20kg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먹고 숨진 고래. 사람이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이렇게 바다 동물들이 목숨까지 잃고 있습니다. 최근에 멸종위기종 바다거북을 바다에 돌아가서 번성하라고 풀어줬는데, 열 하루 만에 역시 뱃속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잔뜩 차서 죽은 채 발견이 됐습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국립생태원 연구원들이 붉은바다거북을 부검합니다.

등껍질을 열고 내장을 분리해내자 비닐, 플라스틱 조각 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몸길이 42cm의 3년생 붉은바다거북 한 마리에서 나온 쓰레기는 모두 225조각. 무게는 10.24g에 달합니다.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이 붉은바다거북은 국내의 한 대형 수족관에서 전시용으로 사육됐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개체 수 회복을 목표로 다른 바다거북들과 함께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습니다.

연구진은 위치추적기와 개체인식표를 바다거북 등껍질에 부착해 방류 이후 움직임을 확인해왔는데, 제주 앞바다에서 출발한 바다거북이 부산 연안에 이르러 움직임이 멈췄고, 결국 방류 11일 만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먹고 폐사한 상태로 발견된 겁니다.

바다거북은 삼킨 먹이가 역류하지 않도록 식도 안에 돌기가 발달해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면 뱉을 수 없습니다.

연구진이 최근 2년간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 38마리를 부검한 결과, 20마리의 소화기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김일훈 연구원/국립해양생물자원관 : 쓰레기가 (바다거북) 장기를 뚫어서 구멍이 생기는 경우에 장 천공이 발생하는데, 그러면 쓰레기들 이 장기 밖으로 나와서 복강을 돌아다니면서 염증을 일으키게 되거든요.]

갈수록 심각해지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않으면 바다거북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큰 위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원형희, 화면제공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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