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동부지역을 휩쓴 초대형 사이클론 '파니'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빠르게 이동해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어제 오전 8시쯤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 상륙한 파니로 인도에서만 현재까지 최소 12명이 숨지고 116명이 다쳤습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파니는 이어 토요일인 오늘 오전 인도 동부 내륙을 가로질러 이웃 나라인 방글라데시에 도달하면서 추가 사상자가 속출했습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자국 내에서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나무가 쓰러지거나 건물 벽이 붕괴하는 와중에 6명이 숨졌고, 벼락에 맞아 나머지 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FP통신이 현지 재난당국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부상자는 현재까지 최소 6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해변 지역을 중심으로 적어도 36개의 마을이 침수됐으며, 2천개 이상의 가옥이 파손됐습니다.
또 160만명 이상이 안전 지역으로 대피한 상태입니다.
애초 중심부 최고 풍속이 시속 205㎞ 달했던 파니는 현재 위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시속 80㎞ 안팎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파니는 앞서 인도 오디샤주에도 인명 피해와 함께 곳곳에 단수·단전·침수 등의 상흔을 남겼습니다.
사망자 12명의 대부분은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다만, 파니 상륙 24시간 전에 주 당국이 120만여명의 주민을 긴급 대피시켜 대규모 인명 피해는 막았습니다.
이번 사이클론으로 벵골만에 면한 오디샤주의 종교도시 푸리 지역의 피해가 특히 큽니다.
인구 20만명의 푸리는 힌두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자간나타 대사원이 있는 곳으로, 힌두교도들의 순례지이자 휴양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푸리는 파니의 이동 경로상에 위치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가옥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가 뽑히는 것은 물론 전력 공급도 끊겼습니다.
오디샤주 주도인 인구 80만명의 부바네스와르 역시 파니가 할퀸 상처가 깊습니다.
이 도시에서만 현재까지 최소 6명이 숨졌습니다.
인도 벵골만에는 통상 4월부터 12월 사이 크고 작은 사이클론이 들이닥칩니다.
인도 현지에서는 파니가 1999년 이후 20년 만에 벵골만에 닥친 가장 강력한 사이클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1999년 당시에는 최고 시속 280㎞의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사이클론이 30시간 동안 오디샤주를 할퀴고 지나가 무려 1만여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