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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 합의에서 허용한 핵 활동도 추가 제재…이란, 강력 반발

미국이 현지시간 3일 이란 핵합의에서 허용된 이란의 핵 활동마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이란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더욱 거세게 몰아갔습니다.

미 국무부가 4일부터 제재 대상으로 올린 내용은 우라늄 농축 활동, 핵무기의 원료가 될 수 있는 플루토늄 생산과 연결된 중수 보관을 지원하는 외국의 활동입니다.

당장 러시아와 오만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핵합의를 보면 이란은 2030년까지 3.67%까지만 우라늄을 시험용으로 농축할 수 있고, 보유량도 최대 300㎏이 상한입니다.

3.67%는 경수로의 연료로 쓸 수 있는 우라늄의 농도입니다.

2016년 1월 핵합의 이행 이후 이 상한을 넘는 농축 우라늄은 핵합의에 따라 러시아와 이에 상응하는 양의 정련된 우라늄과 교환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 농축 우라늄 반출을 핵확산 활동으로 보고 이란이 계속 우라늄 농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 교환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핵활동과 관련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중수로의 감속재나 냉각재로 쓰는 중수를 이란 대신 저장하는 행위도 제재에 해당한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습니다.

핵합의에서 이란의 중수 보유 한도는 130t으로, 이를 초과한 생산량은 수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오만이 대부분 이를 담당합니다.

이란은 핵합의에 따라 실험로로 설계 변경한 아라크 중수로와 의학용, 화학 실험에 쓰는 중수를 생산하는 시설을 보유했습니다.

중수로는 농축이 필요없는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쓸 수 있고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핵무기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생산이 쉽습니다.

미국이 중수 저장을 제재한다는 것은 비록 설계가 변경됐지만 조금이라도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아라크 중수로의 운용을 금지한다는 뜻입니다.

핵합의에 따라 이란은 아라크 실험로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는 이 원자로의 수명 종료 시까지 국외로 실어 내야 하지만 미국은 이를 철저히 불신한 셈입니다.

미 국무부는 이란 남부의 부셰르 경수로 확장을 지원하는 외국의 행위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는데, 러시아가 이에 해당합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제재를 발표하면서 "이란 정권이 불안을 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하고 포괄적 핵협상을 위한 테이블로 돌아올 때까지 최대 압박을 가속하겠다"라고 경고하면서 "우리는 새롭고 더 강력한 핵합의를 추구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재를 통해 이란을 강도 높게 계속 압박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협상장에 나올 것이라는 미국의 대이란 전략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입니다.

미국의 최대 압박에 직면한 이란은 그러나 미국과 협상은 '반역 행위'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핵협상을 타결한 주역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협상 뒤 거짓을 일삼는 악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진행한 협상은 아무런 소득이 없다"라면서 "그런 굴욕적인 협상을 절대 하지 않겠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의 제재가 강해지면서 이란 현지에서는 군부를 중심으로 강경한 반미 보수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는 흐름입니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 외교적 해결보다는 저항과 내부 결속을 다지는 메시지를 국민에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활동 제재와 관련해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4일 "핵합의의 틀 안에서 이란은 계속 중수를 생산할 수 있고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라며 "우리는 핵합의를 어긴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분기별로 내는 이란 사찰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했다고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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