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제조' SK케미칼 前 대표 구속기소…과실치사상 혐의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

작성 2019.05.03 19:46 수정 2019.05.03 20: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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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가 구속기소됐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핵심 혐의인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SK케미칼 관계자가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권순정 부장검사)는 오늘(3일) 홍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홍 대표와 같은 혐의로 SK케미칼 전 임원 한 모 씨가 구속기소됐고, 조 모 씨와 이 모 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2002년 SK케미칼이 애경산업과 '홈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에 대한 흡입 독성 실험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습니다.

SK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한 유공으로부터 2000년 가습기 살균제 사업 부문을 넘겨받았습니다.

유공은 1994년 첫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에 의뢰해 흡입 독성 실험을 해 '유해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유공은 추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1994년 11월 가습기 메이트를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검찰은 SK케미칼이 유공으로부터 이 연구 보고서를 확보해 인체 유해 가능성을 인지했으면서도 추가 실험 없이 제품을 판매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선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2013년 SK케미칼이 태스크포스를 꾸려 서울대 실험보고서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애경산업 안용찬 전 대표와 백모 전 애경중앙연구소장, 전 임원 진 모 씨에 대해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 1일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선 지난 30일에 이어 두 번째 구속영장 기각입니다.

애경은 SK케미칼이 가습기 메이트 원료물질인 CMIT·MIT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아 유해성을 인지하기 어려웠으며, 판매자의 주의의무는 제조자와 비교하면 제한적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