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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비 오는 날이 걱정…강원에 드리우는 '산사태 공포'

산불 발생 뒤 1∼2년 사이 산사태 위험 가장 높아

<앵커>

강원도에서 큰불이 난지 이제 한 달이 다 됐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는데, 산불 이후 그곳 주민들을 또 불안하게 만드는 게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불이 휩쓸었던 고성군의 한 마을, 뒤편 가파른 야산의 시간은 지난 4월 5일에 멈춰 있습니다.

봄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땅에는 숯과 잿가루가 쌓여 걸을 때마다 먼지가 일어납니다.

불탄 산 바로 아래 주민들은 비 오는 날에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많지 않은 비에도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토사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윤병철/마을 주민 : 나무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 흙이 다 밀려 나오면서 축대가 다 밀려 나오는 거죠. 이 상태에서 장마가 온다면 저는 무너진다고 보고 있어요.]

동해시의 이 산에서도 산불 이후 빗물에 쓸려오는 토사가 늘고 있습니다.

과거 산사태를 경험한 지역일수록 불안감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녀/산불 피해 주민 : 겁이 나죠. 비 많이 오면 밤에는 겁이 나죠. 비 많이 오면 (자식들 있는) 속초로 도망가야죠. 여기서 못 있으니까.]

산불 지역에 비가 올 경우 토사 유출량이 일반 산지보다 최고 4.2배나 높습니다.

지표에 쌓여 있던 낙엽 부식층이 불타면서 빗물 저장과 흡수력이 떨어져 지표에 흐르는 물의 양이 증가하는 반면 토양 입자 간의 결합력은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땅속 나무뿌리도 토양을 잡아주는 힘을 잃어서 2년 뒤면 50%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산불 발생 뒤 1~2년 사이에 산사태 위험성이 가장 높습니다.

[서준표/국립산림과학원 : 토양들이 산지 계곡으로 모이게 되면 산지 계곡의 바닥이 높아집니다.
그로 인하여 산지 계곡에서는 물을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하류에 범람이라던지 홍수의 피해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산불 피해지역 가운데 이렇게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45곳에 달합니다.

산림 당국은 다음 달 말까지 응급복구를 마칠 계획이지만 임시방편일 뿐이어서 주민 불안을 씻어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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