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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쪼개기' 꼼수…KT 노조 선거에도 개입?

<앵커>

KT가 회사에 우호적인 노조를 통해서 부당 노동 행위를 해왔다는 의혹, 저희가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 오늘(1일)은 KT와 그 자회사의 노조 선거에서 벌어진 일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투표소 한 곳에서 투표를 하는 사람이 10명 안팎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이고, 또 무엇을 노린 것인지 정경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7년 KT 자회사인 KT서비스남부의 노조위원장을 뽑는 선거에서 투표소가 140곳에 설치됐습니다.

전체 조합원은 1천4백 명, 투표소 한 곳 당 조합원 10명꼴입니다.

실제 투표 인원 10명 이하의 투표소가 69%, 5명 이하도 20%나 됩니다.

지점마다 투표소가 마련된 것인데, 한 건물에 투표소가 3곳이나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KT서비스북부, 또 KT 본사에서도 조합원들은 너무 많은 투표소가 설치됐다며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거의 공개 투표 수준이었고, 투표 인원이 적은 투표소일수록 회사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몰표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홍성수/KT서비스북부 직원 : 사실 무기명 비밀 투표가 아닌 거죠. 그건 너무나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상황이니까. (관리자들이) 미리 선거 전부터 그런 말을 하죠, 조용히. 이거 누가 뭐 찍는지 다 안다. 잘해라….]

투표소 지정은 노조가 자체 규정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KT 노조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투표소를 많이 설치했다고 하지만, 회사에 우호적인 노조가 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평가입니다.

회사는 투표소 설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투표소를 줄였다가 회사가 선호하는 후보의 득표율이 낮아졌다'고 공공연하게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거에 개입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조태욱/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 : KT가 상품으로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해서 중앙선관위에서 지금 시행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자신의 사업장에서는 이걸 외면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아이러니입니다.]

시민단체와 KT 새 노조가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라며 검찰과 노동청에 문제를 제기해도 그 때마다 증거부족으로 기각되면서, 투표소 쪼개기라는 꼼수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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