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KT 화재 5개월 만에 '원인 불명' 종결…아무도 책임 안 진다

<앵커>

지난해 말 서울 아현동의 KT 통신구 화재 기억하실 겁니다. 전화, 인터넷, 신용카드 결제까지 일순간에 다 먹통이 됐었는데요. 경찰이 이후 다섯 달 동안이나 대대적 수사를 벌였지만 화재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말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허술한 '초연결사회'의 기초가 산산이 무너지는 신호음이었습니다.

서울 마포·아현 일대, 휴대전화와 인터넷, TV는 물론 신용카드 사용까지 모두 마비됐습니다.

480억 원 넘는 피해가 났지만, 5달 동안 진행된 경찰 수사의 결론은 원인 불명이었습니다.

[최을천/서대문서 형사과장 : 구체적 발화지점을 한정하지 못함에 따라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발화 원인을 규명할 수 없어 내사 종결할 예정에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발화지점으로 추정한 지점은 지하수가 모이는 집수정과 맨홀 사이입니다.

이곳을 지나던 전기시설이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끝내 화재 원인을 특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전기 때문에 불이 났다면, 전기 이동 경로, 스파크 발생 상황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깡그리 타버린 겁니다.

화재 원인이 미궁에 빠지면서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게 됐습니다.

사고 후 쏟아낸 대책도 지지부진했습니다.

정부는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500m 미만 통신구에 모두 소방장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 계획 수립이 늦어져 지난달에야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핵심 대책인 통신망 이원화 작업도 예산 문제로 목표치의 5분의 1만 진행됐습니다.

원인 규명도 안 된 데다 대책마저 지지부진하면서 빨리 빨리만 외치는 5G 초연결사회 개막이 또 다른 혼란을 잉태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