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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억 피해' KT 화재, 5개월 수사했지만 "원인 불명"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작성 2019.04.30 20:55 수정 2019.04.30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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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말 480억 원 넘는 피해를 냈던 KT 아현지사 화재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불로 전화도, 인터넷도, 또 신용카드까지 모두 먹통이 되면서 네트워크 하나로 연결돼 편리함을 누리던 우리 사회는 그 위태로운 뿌리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경찰이 지난 다섯 달 동안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는데 오늘(30일) 내린 결론은 불이 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거였습니다.

그 화재 이후 많은 대책도 나왔었는데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을지 또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이슈리포트 깊이있게본다에서 박재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11시 19초, KT 아현지사에 화재 경보가 감지됐습니다.

허술한 '초연결사회'의 기초가 산산이 무너지는 신호음이었습니다.

서울 마포·아현 일대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TV는 물론 신용카드 사용까지 모두 마비되면서 48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났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이곳은 통신구 화재가 있었던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앞입니다.

지금도 화재의 흔적이 이렇게 남아 있는데, 경찰은 지난 5달 동안 이곳을 드나들며 왜 불이 났는지에 대해서 조사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내놓은 결론은 '원인 불명'.

불이 난 지점이 어딘지 왜 불이 났는지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것입니다.

[최을천/서대문 경찰서 형사과장 : 구체적 발화지점을 한정하지 못함에 따라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발화 원인을 규명할 수 없어 내사 종결할 예정에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발화지점으로부터 추정한 지점은 지하수가 모이는 집수정과 맨홀 사이입니다.

이곳을 지나던 전기시설이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는데 통신선을 제외하고도 전기선, 형광등, 화재경보기, 환풍기 등 전기를 이용한 여러 시설이 몰려 있습니다.

전기적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지만 끝내 화재 원인을 특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전기 때문에 불이 났다면 전기 이동 경로, 스파크 발생 상황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다 타고 남은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렇게 화재 원인이 미궁에 빠지면서 단 1명도 처벌받지 않게 됐습니다.

심지어 KT 측은 자체 통신구 출입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형사처벌 조항이 없어 입건되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쏟아낸 대책도 지지부진했습니다.

정부는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500미터 미만 통신구에 모두 소방장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 계획 수립이 늦어져 지난달에야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핵심 대책인 통신망 이원화 작업도 예산 문제로 목표치의 5분의 1만 진행됐습니다.

원인 규명도 안 된 데다 대책마저 지지부진하면서 '빨리 빨리'만 외치는 5G 초연결사회 개막이 또 다른 혼란을 잉태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촬영 : 김태훈·양현철, 영상편집 : 오영택, 자료제공 : 김한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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