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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에게 일왕이란? 통치하지 않는 '인간 神'

<앵커>

일왕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는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지만, 일본인에게 일왕은 무척 각별합니다.

정치적 실권은 없어도 여전히 절대적인 권위를 행사하는데, 어느 정도인지 일본 전문가 유영수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1989년, 당시 히로히토 일왕이 병석에 눕자 수많은 일본인이 눈물을 흘리며 광기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세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히로히토 일왕은 다름 아닌 일본 국민을 비참한 전쟁으로 몰아놓은 장본인이었기 때문입니다.

패전 후 실권 없는 '상징 천황'이 됐다고는 하지만, 일본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절대 권위는 여전함을 확인시켜준 사건이었습니다.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때의 광기보다는 옅어졌지만, 대부분 일본인들은 여전히 일왕 체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일본 시민 : 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반인에게 천황제 폐지는 언급조차 할 수 없는 대단히 예민한 사안으로 금기시돼 있고 공론의 장에 오르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우익들은 일왕을 자신들의 존재 의의와 구심점으로 삼고 신격화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과거 침략행위를 반성하지 않는 뒤틀린 역사 인식의 밑바닥에는 천황제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일본 사회 안에서는 소수인 것이 사실입니다.

천황제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도 참여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일왕의 존재는 일본인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 "전쟁 책임 · 식민지배 인정" 아키히토 일왕, 물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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