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133조 투자' 선언한 이재용, 결정 배경은?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작성 2019.04.30 20:49 수정 2019.04.30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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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반도체 시장의 불황 속에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무려 60% 넘게 이익이 줄었습니다. 반면 경쟁자인 미국의 인텔은 7%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같은 반도체라고 해도 한국은 메모리, 인텔은 비메모리가 주력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메모리는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처럼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고, 비메모리 반도체는 사람의 두뇌처럼 정보 처리하고 계산해 주는 장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같은 미래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세계 1위지만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아직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다급해진 삼성이 133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고 거기에 정부도 적극 돕겠다고 한 것인데, 그것 말고도 삼성이 큰돈을 쓴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의 복잡한 속내를, 노동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개발 업체입니다.

직원 300명 중에 연구 인력만 65%, 설계한 제품의 생산은 삼성 같은 종합 반도체 제조업체에게 맡깁니다.

미국 퀄컴이나 엔비디아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상당수가 이렇게 생산 공장 없이, 설계 기술로 승부하는 이른바 '팹 리스' 기업입니다.

[송봉기/텔레칩스 연구소장 : (경쟁사) 대부분이 글로벌업체예요. 저희가 부족한 건 자본력이나 인력이지 기술력이 일단 부족하진 않아요. 그런 것들이 해소되면 저희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정부는 이런 팹 리스 업체와 대기업 간의 협력을 주선하고, 5G 상용화와 연계한 수요를 일으켜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도 기술 공유를 통해 정부와 보폭을 맞추게 됩니다.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위해 2030년까지 133조 원을 연구개발과 시설에 투자하고 1만 5천 명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김양팽/산업연구원 신성장연구실 연구원 : 이미 거대 기업들이 다들 진입 장벽을 높게 쌓아놓은 상태예요.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 등) IP를 많이 확보하고 그걸 우리 중소기업들이 좀 값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면…(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삼성이 손 잡은 비메모리 육성 전략에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삼성 바이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다가온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오늘(30일) 정부의 육성 전략 발표에 앞서 지난 24일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계획을 선제 발표한 것은 경기 부진 속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지만, 대기업에 투자를 요청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운 정부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종태, CG : 조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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