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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기준에 안 맞는다"…피해 홀로 떠안은 40대 사망

<앵커>

한 40대 남성이 가습기 살균제를 쓴 뒤 폐가 딱딱하게 굳었는데 정부 지원을 못 받고 결국 숨졌습니다. 폐가 굳은 부분이 지원 기준에 안 맞는다는 것인데 이렇게 지원을 한 푼도 못 받은 피해자가 아직도 3천 명에 달합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고 조덕진 목사는 말을 많이 하는 직업 때문에 목 관리를 위해 가습기를 습관적으로 사용했습니다.

2007년부터 4년간 옥시에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썼습니다. 그러다 2016년부터 기침이 심해졌고,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 목사는 피해 구제급여 신청을 했지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특징적인 폐 섬유화 증상과 다르다며 1에서 4단계 중 4단계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제조업체들의 피해 구제 대상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조오섭/고 조덕진 목사 아버지 : (정부는) 폐 밑에, 하단에 있는 폐 섬유화만 인정을 해준다 이거죠. 우리 아들은 (폐 상단에 있어서) 지금 인정을 못 받은 거예요.]

조 목사의 부모 역시 가습기 살균제를 쓴 후 폐 질환이 나타났고, 어머니는 7년 전 숨졌지만, 정부 지원은 마찬가지로 없었습니다.

조 목사처럼 4단계로 구분돼 정부는 물론 제조업체로부터도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3천 명에 달합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 정부가 그동안 10년을 (피해 인정을) 엉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피해자들을 찾아내고 제조사들한테 구상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됩니다.]

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해 특별법이 생긴 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협소한 판정기준으로 피해자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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