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멱살·밤샘 육탄전 '광기의 국회'…'빠루'까지 등장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9.04.26 20:26 수정 2019.04.26 21: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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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여야가 격렬하게 부딪혔던 지난밤 국회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법안을 제출하려는 쪽과 그것을 막으려는 쪽이 서로 뒤엉킨 가운데 사무실 문을 억지로 열기 위해 공사장에서 쓰는 연장까지 어제(25일) 등장했습니다. 새벽까지 이어진 몸싸움 속에 부상자가 속출해 119 구급대원들이 국회에 계속 머무르기도 했습니다.

먼저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5일) 저녁 6시 반, 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법 조정안을 들고 국회 7층 의안과를 찾은 민주당 사법개혁특위 의원들을 이미 사무실을 점거한 한국당 의원들이 막아섭니다.

[표창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길 좀 열어주십시오. 아뇨 이미…열어주세요. 그래도 열어 주시고요.]

기나 긴 충돌의 시작이었습니다.

20분간 몸싸움 끝에 민주당이 법안 제출에 실패하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33년 만에 경호권을 발동했습니다.

7시 반, 양측 인원이 보강되면서 국회 7층에는 순식간에 200여 명이 모였고 본격적인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욕설은 물론 거친 몸싸움에 멱살잡이까지 난무했습니다.

밤 8시 50분 사법개혁특위 전체 회의를 2층에서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선은 2층으로 확대됐고, 이어서 4층에서 정개특위 전체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에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 의원들까지 합세했습니다.

[유승민/바른미래당 의원 : 위원장님 위원장님. 이건 안 돼요. 이렇게 오늘 열면 안 돼요.]

충돌이 최악으로 치달은 건 자정 이후.

규탄대회를 열고 전열을 가다듬은 민주당 측은 7층 의안과 문을 열기 위해 화력을 집중했습니다.

200여 명이 뒤엉켜 싸우다가 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쓰러져 이송됐고 밤샘 싸움에 지친 이들이 잇달아 넘어지거나 실신했습니다.

충돌 7시간이 넘은 새벽 2시, 민주당 인원들이 힘겨루기 끝에 의안과 출입문을 점령하자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속칭 '빠루'로 불리는 쇠 지렛대에 망치까지 들고 왔습니다.

문을 뜯고 부수는 소리가 국회를 가득 메우자 양측의 흥분은 극에 달했습니다.

고지전을 방불케 하듯 문 앞자리를 놓고 뺏고 뺏기는 싸움.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던 한국당 관계자들은 문틈으로 들어온 빠루를 뺏고서는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계속된 충돌 끝에 구급대에 실려간 사람만 10여 명.

결국 충돌 9시간 만인 새벽 3시 반, 민주당이 일단 철수를 선언합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더 이상의 부끄러운 모습 (멈추고) 충돌이 격화돼서 저희가 일단 물러서는 게 맞는 거 같다. 지금은 좀 이성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한국당은 이겼다며 환호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는 승리자는 없고 패배자만 가득했던 광기의 국회였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하 륭,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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