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안철수계 '공동전선' 구축…바른미래당 지도부 붕괴위기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04.26 11:24 수정 2019.04.26 16: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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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김관영 원내대표

'패스트트랙발 후폭풍'으로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붕괴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당초 지도부에 호의를 보이던 안철수계 의원들마저도 하나둘씩 등을 돌리면서 바른미래당은 소수 당권파 대 '유승민계+안철수계'로 쪼개졌습니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차례로 강제 사임시키는 '무리수'를 둔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유승민계와 안철수는 현 지도부 퇴진을 위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공동전선을 구축했습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현직 원외위원장 49명은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수명을 다한 지도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당후사의 방법은 총사퇴뿐"이라며 "당을 안정시키고 연착륙시키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비대위 체제 이후 당의 공동 창업자인 유승민·안철수 공동체제 출범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유승민 의원과 만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통합 정신에 기반해 당을 살리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철수계 대표인사인 김철근 전 대변인은 "오늘부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구분은 사라졌다"며 "다음 주초부터는 전현직 원외위원장은 물론이고 양쪽 의원들까지 모두 단일대오를 이뤄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안철수계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디데이(D-Day)였던 전날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 의원 8명과 함께 '사보임 반대 서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양쪽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 함께 참석해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당의 분열을 가속화한 책임을 물어 현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할 계획입니다.

이들은 김관영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안건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입니다.

다만 의총 참석자 수가 재적의원(29명)의 과반에 못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이날 의총 결과가 어느 정도의 정치적 구속력을 가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권은희→임재훈으로 사보임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당 정책위의장이자 안철수 전 의원의 측근인 권은희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사임시킨 것을 계기로 안철수계의 '도미노 이탈'이 더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전날 안철수계인 김삼화 수석대변인이 오신환 의원 사보임에 반발, 대변인직을 사퇴한 데 이어 김수민 대변인도 이날 오전 대변인직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김수민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 사퇴 대오에 합류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김 원내대표가 약속한 숙의의 결과를 보고 나서 판단하겠다"며 "최고위원회 참석 여부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권은희 의원도 통화에서 "당장 지도부가 물러난다고 해서 딱히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지도부가 당내 갈등 상황을 일단 잘 수습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며 "최고위 참여 여부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수민 국회의원 지역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화이팅 외치는 손학규·김수민권은희·김수민 의원 모두 당 최고위원인 점을 고려할 때 위태롭게 운영돼 오던 최고위원회가 사실상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이 현재 당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두 의원 모두 당무 보이콧에 동참하게 되면, 현재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손 대표가 임명한다고 해도 의결정족수(9분의 5)를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기상황을 의식한 듯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소속 의원들을 직접 찾아 사과 의사를 밝히는 등 저자세 행보를 보였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사보임된 두 분이 느꼈을 실망감을 생각하면 더욱 송구한 마음이다. 저도 잠시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날도 당 지도부를 향한 비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 축사에서 김 원내대표를 겨냥, "정치인이 되기 전에 사람이 돼라,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동료 의원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을 저버린 것"이라며 작심 비난했습니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저희가 원내대표를 잘못 뽑아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그리고 민주당 간에 야합이 있지 않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절차 진행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와 안 전 대표 두 사람에게 창당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상식적"이라며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제가 초심으로 돌아가 당을 살리는 길을 찾는 것이 저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금 해외에 계신 안 전 대표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중지를 모아 당이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고, 저도 그런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