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소득세 대폭 내리고 엘리트 양성기관 ENA 폐교"

SBS뉴스

작성 2019.04.26 04:41 수정 2019.04.26 04: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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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현지시간) 소득세를 큰 폭으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정·관·재계에 포진한 엘리트를 육성해온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 (에나)를 폐지한다는 구상도 공식화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대국민 생방송 TV 담화를 통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소득세를 대폭 내리려고 한다"면서 "내각에 소득세를 인하하는 대신 조세감면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소득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50억 유로 (6조5천억원 상당)로 추산했다.

마크롱은 줄어든 세수는 정부지출과 조세감면을 축소해 메우겠다면서 소득세를 줄이는 대신 국민이 더 많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나는 우리가 더 많이 일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프랑스는 이웃 나라들보다 덜 일한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란 조끼' 연속시위 국면에서 분출한 부유세 (ISF) 부활 요구는 일축했다.

마크롱은 " (부유세 축소는) 부자들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투자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부유세가 폐지된 것이 아니라 완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1945년 설립 이후 프랑스 정·관·재계의 엘리트를 배출해온 명문 그랑제콜 (소수정예 특수대학) 국립행정학교 (ENA·에나)를 폐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마크롱은 "고위 공무원 제도를 개혁할 것이다. 더는 능력 본위의 시스템이 아니며 공직자의 평생 고용이 필요하지도 않다"면서 "에나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NA는 2차대전 종전 이후 신분과 배경과 관계없이 국가의 관료 엘리트 (테크노크라트)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설립됐지만, 프랑스 사회 전반에 '에나크'라는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권력 자본이 에나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마크롱 본인 역시 ENA 졸업생이다.

프랑스 정부는 소수정예로 엘리트를 육성해온 ENA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 공무원 전반을 육성하는 새 교육기관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한 '노란 조끼' 연속시위의 요구 사안 중 하나인 국민투표 확대에 대해서는 일부 이슈에 대해 국민의 직접민주주의적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과 집행이 수도 파리에서 이뤄지는 것을 재검토해 지방에 권한을 어느 정도 이양해주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롱의 이날 대국민담화는 작년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이어져 온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 따른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마크롱 정부는 작년 말 '노란 조끼' 연속시위가 거세게 번지자 유류세 인상 계획 철회,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최저임금 인상 등 다수의 여론 진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마크롱은 당초 노란 조끼 연속시위의 해법으로 지난 1∼3월 진행한 '국가 대토론'의 여론 취합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5일에 대국민 담화를 하려 했지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에 일정을 급히 취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 따른 추가 대책들을 내놓기는 했지만, 주요 정책 기조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집권 후 2년간 해온 것을 중단해야 하는지,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온 것인지 자문해봤는데 내가 옳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