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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삼각연대로 반미연합? 쉽지 않아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4월 25일 (목)
■ 대담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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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북미회담 아닌 6자회담 제안할 가능성 커
- 北, 러시아와 만남으로 중·러간 경쟁 유발·미국 견제
- 북러회담, 하노이회담 결렬 후 北이 서둘렀을 것
- 북·중·러, 반미 연합 형성하는 것 쉽지 않을 것
- 중·러 한반도 문제 적극 개입 시 미국 태도 변화 가능성도


▷ 김성준/진행자:

지금 이 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첫 만남이기도 하고요.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는 8년 만의 정상회담입니다. 그리고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후에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해외 정상과 만남을 갖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목이 되는 정상회담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북러정상회담에 이어서 북중정상회담도 예고가 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협상 구도와 관련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아무래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인터뷰,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전화로 연결해서 말씀 한 번 나눠보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푸틴과 김정은. 어떤 얘기를 할까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김정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할 얘기는 상당히 많이 있겠죠. 그런데 무엇보다도 경제 관계도 풀리면 대규모 사업까지 가능하지만. UN안보리 제재 때문에 많은 얘기는 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장래를 기약하면서 경협을 나중에 안보리 제재가 풀리면 어떻게 하자, 이런 얘기는 하겠지만. 주로 중요한 것은 전략적이고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문제 이런 것을 주로 얘기하고. 특히 러시아도 비핵화를 바라기는 하지만 미국이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그 방식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에 합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지금처럼 북한이 비핵화를 하겠다고 할 때는 제재를 완화해주고 그것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고 목소리를 크게 해왔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일단 비핵화 해법 문제를 얘기하고요. 그 해법 중에서도 비핵화가 진척되면 제재를 완화해줘야 하는데 미국이 왜 안 해주느냐.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고요. 그 다음에 아예 북미 간의 협상 방식으로 하지 말고 6자 회담으로 하자. 이렇게 러시아가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 김성준/진행자:

러시아도 숟가락을 하나 얹혀놓겠다, 이런 생각인 거네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여간해서는 러시아는 잘 안 끼워주니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모스크바가 이쪽 극동에서 너무나 멀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극동을 잘 생각하지 않는 거죠. 강대국이지만. 너무나 멀리 있기 때문에.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는 중국에 너무 의존하게 되는데 러시아와 친선을 강화하게 되면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경제협력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 너무 예속되거나 의존되는 것을 상당히 줄일 수 있고요. 중러 간에 경쟁을 시켜서 서로에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또 협상력 차원에서 미국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다 전략적으로는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지금까지는 아직, 6년 동안 회담을 안 해왔는데. 이제 비로소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니까 회담을 북한 측에서 아마 서두르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중계 화면을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히 긴장한 표정이더라고요. 오랜만에 무서운 삼촌을 만난 철부지 조카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사실 방금 말씀하셨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는 여러 번 만났고요. 심지어는 적대국인 미국 정상과도 두 번을 만난 건데. 러시아와는 이렇게 소원했던 이유가 사실 여러 가지 있지 않습니까? 중요도에 있어서 러시아가 중국보다 떨어진 면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중국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도 있잖아요.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서.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그렇죠. 과거 냉전 시대만 하더라도 중국보다 오히려 러시아가 더 북한의 후원국이었고. 북한의 경제 시설의 60% 이상이 러시아의 기술로 지어진 겁니다. 군사 협력도 주로 러시아와 해왔고. 그런데 소련이 해체되고 공산국가가 더 이상 아니기 때문에. 형식상으로도 지금은 동맹이 아닙니다. 중국은 아직은 형식상 동맹이죠. 그래서 체제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지금 무역 관계를 보면 중국과는 최근에 많이 UN안보리 제재 때문에 무역량이 떨어졌지만. 중국과는 매년 40억 달러 정도 하거든요. 그런데 러시아와는 작년에 보면 4,000만 달러예요. 1/100입니다. 그러니까 경제협력이 너무나 줄어들었고. 그나마 2014년에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110억 달러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금액, 우리 돈으로 12조. 북한에게는 정말 큰돈이죠. 12조의 부채가 있는데 그것을 탕감해 줬어요. 90%는 탕감해주고 10%는 북한에 재투자한다. 이렇게 하고. 세부 문제를 끝내서 북러 간에 경협이 될 수 있는 여지는 생겼지만 교역량 자체가 너무나 적으니까. 러시아로서도 너무나 먼 곳이고 그래서 부담을 갖고 있는데.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습니다. 한국과의 경협, 한국과 러시아의 무역량은 작년에 230억 달러예요.

▷ 김성준/진행자:

많이 늘었죠.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그러니까 북한과 러시아의 경협보다 700배입니다. 한러 교역량이. 그래서 한국과는 경협을 엄청 하려고 하고 무역 흑자도 50억 달러 정도 흑자를 봤어요. 그러니까 한국과 하려는데 더 경협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 철도 연결, 가스관 부설. 이 사업을 하려고 하고 있고요. 전력도 북한뿐 아니라 한국까지 전력을 공급해 주겠다. 이런 제안을 러시아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핵 문제가 안 풀리면 이게 안 되니까. 러시아로서는 김정은을 잘 달래서 비핵화 쪽으로 가면서 가스관 사업이나 철도 연결 사업을 한다면. 문재인 정부도 하려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상당히 우리가 기대를 갖고 볼 수 있는 측면도 꽤 있다. 이렇게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러시아 생각은 그런 건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 볼 때는 이렇게 중국에서 러시아까지 끌어들여서 일종의 북중러 연대를 만드려는 것은. 사실 우리가 볼 때는 북미 관계나 남북 관계를 통해서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목표에서는 조금 걱정스러운 움직임 아닌가 싶기도 해요. 쉽게 말해서 러시아, 중국 같이 스크럼을 짜서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 보겠다. 이렇게 들리기도 하고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그것은 김정은은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 오히려 미국과 사실상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생각하고 있고요. 북한의 중요성이 그 정도가 안 되기 때문에. 북한이 좀 더 큰 나라였으면 모르겠지만 북한의 의미가 러시아에게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북중러 삼각 연대를 만든다. 이것은 냉전 시대에는 이데올로기가 하도 중요했으니까 가능했지만. 지금 이미 러시아는 공산국가도 아니고. 그런 상황에서 북중러 삼각관계가 반미 연합을 형성한다, 이것은 쉽지 않아 보이고요. 각 국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하다못해 중국과 러시아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지만 약국 다 중국의 러시아, 또는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생각보다 각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시합니다. 어떻게 보면. 견제를 하려고 해서 그렇지.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바라고 남북회담이나 정상회담, 평화통일까지 과거와는 달리 그렇게 반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요.

러시아나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서 목소리를 더 크게 한다는 것은 오히려 지금 푸틴 대통령이 북한이 먼저 선 비핵화를 하면 나는 아무 것도 못 해주겠다. 이렇게 하는 데에 오히려 견제가 되기 때문에.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데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측면도 봐야 된다는 거죠. 미국이 지금 너무 완강하게 빅딜만 한다고 하니까. 김정은으로서도 사실 속으로는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2월 달에 낮은 수준이지만 합의하기로 해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목표 지점을 옮겨서. 본래 합의했던 지점에서 너무나 멀어져서 김정은이 거기까지는 할 수 없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지금 선뜻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어차피 안 나설 건데.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도 한반도가 비핵화 되기를 바라고, 그리고 UN의 제재가 풀려서 남북러, 남북중 경협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가까워지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에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으리라.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좀 걱정스러운 면이 많은 것 같은데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긍정적인 면도 꽤 있는 것 같군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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