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①] 효성 회장님 고발 면제 시 '1억 2천'…이상한 '성공 보수'

총수부자 고발 면제되면 성공보수 2배

이한석 기자 lucaside@sbs.co.kr

작성 2019.04.23 20:27 수정 2019.04.23 21: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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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는 어제(22일) 효성 그룹이 총수 일가와 관련된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서 6년 동안 회삿돈 400억 원을 썼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총수 일가의 개인 비리라면 개인 돈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효성은 회사 일에 회삿돈을 쓴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정말 문제가 없는 건지 400억 원이란 회삿돈을 쓴 게 과연 효성 주주들에게는 피해가 없는 것인지 오늘 자세히 따져보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효성이 한 법무법인과 맺은 계약서입니다. 검찰이 조현준 회장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지난 2016년에 작성된 것입니다. 착수금이 1억 원인데, 그것보다 조금 더 눈에 띄는 것은 특약 사항입니다. 무혐의, 기소유예, 불구속 기소, 즉 조 회장이 구속되지 않게만 해주면 1억 원을 더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 1억 원 역시 효성의 회삿돈입니다. 저희 끝까지판다팀이 다른 계약서들도 살펴봤는데 회사를 위한 계약인지 의심스러운 점이 많았습니다.

먼저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조석래 명예회장의 검찰 소환 조사를 보름 정도 앞둔 2013년 11월 26일. 효성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과 자문 계약을 맺습니다. 착수금만 3억 원. 

그런데 자문 계약치고는 특이합니다. 자문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면 별도의 사례금을 지급하겠다는 조항이 들어있습니다.

[강신업/대한변호사협회 전 공보이사 : 실제로는 자문료, 또는 자문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것이 진정한 자문이 아니라 형사사건 성공보수라든지 등등의 어떤 성공약정일 가능성이 많이 있다고 봐야죠.]

이후 조 명예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고령과 건강 등을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검찰은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았고 조 명예회장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렇게 수사가 마무리되고 엿새 뒤 이 법무법인은 효성에게 착수금의 2배가 넘는 6억 5천만 원의 자문료를 추가로 청구해 지급받습니다.

비슷한 시기 법무법인 2곳도 착수금과 별도로 각각 5천만 원과 6천만 원의 성공보수를 받았습니다.

무엇에 대한 대가였을까? 효성 측은 회사를 위한 변론의 대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효성 관계자 : 법인세 포탈 부분에서 회사가 기소유예된 게 중요한 고려점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조계는 총수 부자의 신병 처리, 즉 불구속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김남근/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형사 구속의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이 갖고 있는 극도의 불안한 심리, 이런 것 때문에 전관 변호사들에게 거액의 보수를 주면서 사실상 법원이나 검찰에 로비를 해서 구속을 면하게 해 달라는 형사보수계약 같은 게 체결될 수 있는 거죠.]

검찰 수사가 아니라 공정위 조사 때 맺은 계약서에도 성공 보수가 등장합니다.

공정위가 효성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혐의를 조사하던 2017년 8월, 효성이 한 법무법인과 맺은 계약서입니다.

착수 보수와 별도로 회사가 고발되는 걸 면제시켜주면 5천만 원의 성공 보수를, 노 회장님 및 회장님의 고발을 면제시켜주면 1억 2천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여기서 노 회장님은 조석래 명예회장, 회장님은 장남 조현준 회장입니다.

또 다른 법무법인과 맺은 계약서에도 회사 고발 면제는 5천만 원, 개인 고발이 면제되면 1억 원을 추가로 주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총수 부자 고발이 면제될 경우 성공보수가 2배 이상 많은 것입니다.

[박상인/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 가장 신경을 쓰는 게 뭐냐하면 벌금이 얼마가 아니고, 총수가 구속되는 거예요. 그게 황제경영이라는 거예요.]

효성의 천문학적인 변호사 비용 지급이 회사 이익보다는 총수 일가 방어를 위해서였다는 걸 계약서들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조창현, 영상편집 : 박진훈, CG : 최진희·정현정,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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