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 백신 맞으면 신생아 헤르페스 감염 피할 수 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로 불리기도 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1형과 2형 두 종류가 있는데, 이중 어느 하나에 감염되거나 둘 다 걸린 만성 감염자가 세계 인구의 60% 또는 9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성인은 대부분 감염돼도 입안이나 입술 주변, 생식기 등의 가벼운 발진 증상에 그칩니다.

그러나 신생아에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치사율이 상당히 높은 중추 신경계 손상이나 뇌 감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항바이러스제를 써도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생아 중 15%가 생명을 잃습니다.

그런데 미국 다트머스 대학 과학자들이 산모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신생아의 헤르페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동물 실험에서 발견했습니다.

여성이 임신 전에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력이 태아에게 전달돼 신생아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다트머스대 의대 데이비드 레이브 미생물학·면역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의학 저널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에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엔 데이비드 나이프 분자생물학 교수 등 하버드대 의대 과학자들도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나이프 교수 등 하버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후보 백신을 생쥐에 실험해 1형과 2형 모두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신생아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했습니다.

신생아는 보통 출생 과정이나 출생 직후 산모의 전염으로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갖게 됩니다.

산모가 임신 중 1형 또는 2형에 감염된 경우 대부분 신생아 감염으로 이어진다는 걸 연구팀은 알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추론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신 전 감염된 여성의 혈액 샘플과 이들 여성이 낳은 아기의 제대혈 샘플, 출생 18개월 후 혈액 샘플 등을 채집해 실험했습니다.

제대혈은 아기의 탯줄 혈액으로 조혈모세포와 간엽 줄기세포가 풍부해 의학적 연구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됩니다.

테스트 결과 이들 샘플로 만든 혈청은 모두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무력화하기에 충분한 양의 항체를 갖고 있었습니다.

또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의 혈액으로 만든 면역 혈청을, 새끼를 밴 생쥐에 투여했더니 나중에 낳은 새끼도 면역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