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놓고 미중갈등 또 증폭…무역 협상에 불똥 튀나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거세게 저항하면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미중 무역협상에 미칠 영향에도 시선이 쏠립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중국 등 8개국에 대한 예외조치를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강력한 반발입니다.

겅 대변인은 중국과 이란의 협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합법적인 것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혀 이란산 원유를 계속 사들일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중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것을 대가로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이란 핵 합의에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와 함께 당사국으로 참여했습니다.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독자 제재를 복원하기로 했을 때도 중국은 합의를 계속 지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이번 제재 강화는 중국에 실질적 손실을 안길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

블룸버그의 유조선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3월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61만 3천 배럴 사들여 수입국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 때문에 대량의 원유를 대체하지 않으면 미국 재무부 제재에 직면하는 궁지에 몰렸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방안을 찾을 것은 거의 확실하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NYT는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런 움직임을 보이면 미국으로서는 중국 금융회사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글로벌에너지정책연구소장인 제이슨 보도프는 이란 제재가 미중 관계의 큰 난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보도프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수입을 신속하게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제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이 같은 긴장 고조는 양국의 당면 과제인 무역협상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