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③] '효성 총수일가 비리' 방어에 쓴 회삿돈…왜 문제될까

이한석 기자 lucaside@sbs.co.kr

작성 2019.04.22 20:35 수정 2019.04.22 21:2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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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효성은 자산이 11조 원인 대기업입니다. 그런 곳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400억 원, 그 정도 돈은 쓸 수 있는 거 아니냐, 또 효성의 주장대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또 방어를 위해서 회삿돈 쓴 거라면 괜찮은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 건지, 이한석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효성의 변호사 비용이 문제가 되는 건 경영상 판단을 돕기 위한 순수한 법률 자문이라기보다는 총수 일가가 개입된 비리 사건을 방어하기 위한 비용으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회사와 총수 일가가 각각 얼마나 부담했는지 액수를 한번 비교해봤습니다.

먼저 2013년 조세포탈 사건은 회사와 총수 일가가 고발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는데, 총 251억 원의 법률비용이 투입됐습니다.

이 가운데 수사 단계를 짚어보면 회사가 121억 원을 냈고 조석래 명예회장은 김앤장 1곳에 3억 원을 낸 것으로 내부 자료에 나옵니다.

전체의 2.4%만 조 명예회장이 낸 겁니다.

당시 조 회장 사건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들,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를 포함해 여러 명이었는데, 총수의 변호사 비용 중 상당액을 회사가 대신 부담해 준 셈입니다.

2017년 전후 조현준 회장 비리 사건으로 지출된 변호사 비용도 살펴보겠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효성이 186억 원을 냈고 조 회장 개인 돈으로 낸 건 15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내부 자료에 나옵니다.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2017년 딱 한 해만 놓고 보면 이 사건 하나에만 최소 30명 가까운 변호인이 뛰었고 회삿돈 84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사건 처리를 위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등 효성이 17곳을 동원했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 등 11명이 자문 계약을 맺었습니다.

전체 법률 비용이 모두 총수 개인을 위해 쓰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전관 변호사들의 자문료만큼은 총수 일가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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