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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사] 그때 백악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바이스' (VIC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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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71 : 그때 백악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바이스' (VICE, 2018)

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빅쇼트>의 아담 맥케이 감독이 선보이는 새로운 인텔리버스터, 영화 <바이스>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바이스>는 미국 부시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정치인이자 CEO였던 딕 체니라는 인물을 다룬 실화 기반의 영화로, '미국의 부통령'을 소재로 만든 최초의 영화입니다.

영화는 '딕 체니'의 명성과 달리, 아주 볼품없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음주 운전을 비롯해 온갖 나쁜 일에 앞장서왔던 이 남자는 "지금 당장 정신을 차릴 건지, 헤어질지 선택해라"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아내의 말을 듣고 뭔가를 결심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2001년 9?11테러 당시 백악관 지하 벙커로 전환됩니다. 긴박함이 흐르는 그곳에서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남자는 바로 그 볼품 없던 남자, 딕 체니(크리스찬 베일)였습니다. <바이스>는 가장 바닥에 있었던 남자가 어떻게 백악관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이 되었는지를 이러한 교차편집을 통해 러닝타임 내내 보여줍니다.

아내의 호소에 딕 체니는 개과천선하기로 마음을 먹고, 국회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멘토로 만난 도널드 럼즈펠트에게 정치를 배우고, 백악관 최연소 수석보좌관 자리에 오르는 등 엄청난 경력을 쌓죠. 하지만 그는 차기 대권 주자를 넘볼 수 없는 자신의 위치와 동성애자인 딸을 지키기 위해 정계 은퇴를 결심합니다. 하지만 이 정치판은 수십 년의 관록을 가진 딕 체니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페이크 엔딩 후 새롭게 시작한 이야기는 '대통령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부통령'이 아닌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판을 뒤흔드는 부통령'을 선택하는 딕 체니를 담습니다. 그는 9?11테러 이후 그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자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시킨다는 명분으로 이라크전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라크전 이후 그가 CEO로 있던 핼리버튼의 주식은 500%가량 상승하죠. 바이스(Vice president)의 바이스(Vice), 그 끝은 과연 어디였을까요?

영화는 '딕 체니'라는 한 인물을 조명하면서, 거의 50년에 가까운 미국의 현대 정치사를 지루하지 않게 풀어냅니다. 지난 영화 <빅쇼트>에서 검증된 바 있듯 아담 맥케이 감독은 영화의 중간중간 극 영화의 틀을 깨는 재기발랄한 연출을 통해 영화를 보는 맛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그 장기가 조금 과했다는 겁니다. <빅쇼트>가 연출, 스토리, 메시지 등 여러 조각들을 한데 모아 퍼즐을 완성하는 느낌이었다면, <바이스>는 퍼즐이 너무 흩뿌려져 있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집니다. 세 번이나 등장하는 크레딧과 갑자기 튀어나오는 셰익스피어 독백 연기는 '투머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투머치'해서 칭찬을 아낄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입니다. 매 영화에서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는 크리스찬 베일부터, 에이미 아담스, 스티브 카렐까지… 특히 조지 W. 부시 역의 샘 록웰은 연기한 인물과 엄청난 일치율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정치사' 그리고 '미국의 부통령'을 다룬다고 하면 아마 어렵고 지루한 영화일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이스>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선한 연출과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이 러닝타임 내내 휘몰아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상 가장 비밀스러웠지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딕 체니'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영화 <바이스>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글: 인턴 설선정,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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