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진주 방화·살인 안인득, 편집성 조현병"

SBS 뉴스

작성 2019.04.19 10:5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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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4월 18일 (목)
■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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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성 조현병, 가장 큰 증상 중 하나는 '피해망상'
- 안인득, 본인이 피해 봤다는 일종의 사고장애 가진 듯
- 강력범죄자 중 조현병 환자는 0.04% 정도밖에 안 돼
- 조현병 환자, 아침에는 정신 맑아…얼마든지 계획범죄 가능
- 경찰, 안인득이 치료감호소 출신이라는 것 알았으면 더 신경 썼을 것


▷ 김성준 / 진행자 :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 한 아파트에서 마흔두 살 남성이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에 대피한 이웃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서 다섯 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습니다. 피의자 안인득은 구속됐고요. 어제(18일) 경찰서 앞에서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낸 안 씨는"나도 불이익을 많이 당했다", 이렇게 주장 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화요일 <그것이 듣고 싶다> 코너에서 뵙는 분이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한 번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 / 진행자 :

지금 말씀드린 대로 취재진 앞에서 안 씨가 '나도 불이익을 당했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이제까지 영장실질심사 받으러 가기 위해서 경찰서에 갈 때도 '죄송하다', 흔히 이런 범죄를 저지른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나도 불이익을 당했다", 이건 무슨 심리일까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본인이 불이익을 당한 게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물론 객관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게 있는지 없는지는 사실 입증이 안 됩니다만, 아마도 이 사람이 편집성 조현병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편집성 조현병의 가장 큰 증상 중 하나는 피해망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본인의 어떤 경험, 차별적인 경험을 토대로 해서 본인이 굉장히 피해를 여러 번 당했노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사고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그러다보니까 이웃들 간의 갈등을 이 사람은 본인에게 해코지하는 행위다, 이렇게 그냥 어떻게 보면 편의적으로, 주관적으로 믿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보면 아주 참혹한 가해행위를 한 거죠. 12살짜리 어린애까지 죽인 사람이 본인이 피해자다, 이렇게 주장하는 몰염치는 사실은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얘기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비합리적인 피해망상에 기인한 얘기다, 이렇게밖에는 얘기할 수가 없겠습니다.

▷ 김성준 / 진행자 :

지금 말씀하신 대로 결국은 이 안 씨의 정신적인 상태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우리가 <그것이 듣고 싶다> 코너에서도 여러 번 조현병과 범죄와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만, 조현병이라고 해서 범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건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예, 아닙니다. 실제로 강력범죄자 중에 조현병 환자들이 얼마나 있는지 봤더니 0.01%에서 0.04%밖에 없거든요. 일반인들 중에는 거의 한 100명 중에 1명 정도가 있을 정도로, 그러면 1%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강력범죄를 저지를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오히려 더 맞을 텐데요.

▷ 김성준 / 진행자 :

조현병 환자면 오히려 강력범죄, 이제까지 통계적으로 강력범죄를 저지를 비율이 일반적으로 낮다.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현저히 낮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조현병 환자들의 대다수는 사실은 굉장히 힘들게 지내시지만, 그러나 그 중에 극소수가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가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 김성준 / 진행자 :

그게 지금 말씀하신 편집성 조현병과 관련이 있는 겁니까?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네. 편집성 조현병의 경우, 피해망상이 심해서 사람들에게 일종의 보복심리가 있어서 내가 언젠가는 본때를 보여주겠다, 이런 생각으로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칼을 두 자루나 미리 구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소지하고 다니는 징후가 굉장히 위험한 사건이 일어날 만한 예후다, 이런 것을 판단하셔야 하는데, 그런데 사실 이런 조건이면 사실은 전체적으로 보면 극소수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피해망상에 기인한 상대를 무차별적으로 난동을 피우다보니까 소위 묻지마 범죄, 무차별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들이 간혹 있죠.

▷ 김성준 / 진행자 :

그런데 피해망상 때문에, 아까 안 씨가 얘기한 것처럼 '나도 불이익을 당했다', 이 표현이 아마 아까 교수님이 말씀하신 편집성 조현병의 증상 중 하나인 피해망상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피해망상 때문에 저지른 범죄라고 보기에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칼도 두 자루 미리 준비를 했고, 불도 계산을 해서 냈고, 대피하는 주민들의 통로를 기다렸다가 해쳤고, 더군다나 노약자들만 주로 공격을 했고, 이건 굉장히 계산된 범죄로 보이는데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결국은 범행의 내용을 보고 책임을 물어야 되는 거거든요. 조현병이 있다고 해서 24시간을 다 양성증상 상태에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더군다나 조현병이 있다는 조건만으로 책임을 조각시켜주는 충분한 조건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현병 환자라도 상태가 좋을 때, 특히 아침 같을 때는 정신이 맑아요. 그럴 때는 사실은 얼마든지 일반적인 계획적인 행위 같은 것도 할 수 있는 시간대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시간대에 주로 타인을 해코지할 계획을 세워서 휘발유를 사고, 흉기를 일반 주방용구도 아닌 걸 사가지고 몸에다 지니고 다니면서, 결국에는 자신이 피해를 주겠다, 앙갚음을 하겠다고 여기는, 특히 안인득 같은 경우에는 10대 여자아이들을 쫓아다녔던 것 같거든요. 그런 여자아이들에게 유독 집착을 보이면서 스토킹을 한다면,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예후다, 라고 예견을 했어야만 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경찰에 사실은 여러 번 신고를 했어요. CCTV에도 여러 번 심지어 사비를 들여서 달기도 하고. 그런데 경찰이 미리 그런 징조를 예후를 하지 못했던 것은 이건 참 아쉽기 짝이 없는 일이죠.

▷ 김성준 / 진행자 :

지금 안 씨 집에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음식도 챙겨주고 그러려 자주 드나들었던 모양인데, 가족 얘기론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는 거거든요. 실제로 이렇게 같이 살거나 자주 보면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모를 가능성이 있군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네. 가끔 볼 때는 말짱할 때 주로 방문을 허락하기 때문에, 가족이라도 같이 살지 않으면 증상이 얼마나 금방 악화되는지를 정확히 모를 수도 있습니다.

▷ 김성준 / 진행자 :

일반적으로 조현병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할 수 없는 거죠?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절대 아닙니다.

▷ 김성준 / 진행자 :

아까 말씀하신 대로 조현병 환자들 중에서 강력범죄자 비율은 오히려 훨씬 더 낮은 상황이고, 지금 말씀하시는 편집성 조현병 같은 경우에만 범죄의 위험성이 있는 건데, 이걸 어떻게 경찰이 잘 챙겼으면 좋겠습니다만, 어떻게 이걸 구별하고 관리를 하고 할지는 사실 참 막막하네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에는, 원래 안인득은 2010년도에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았던 폭력 전과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소한 폭력에 연루됐을 때, 사실은 이 사람의 진단이 내려졌었어요, 당시에. 그럼 그 얘기는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으니까 법무부에 이 사람의 전과력 하고 정신과 병력이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문제는 그 정보를 경찰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게 한 가지 문제고, 만약에 공유를 했었더라면 본인이 맨날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는 그 여러 번 전화를 했잖아요. 그 대상자가 이렇게 공주 치료감호소 출신이라는 걸 알기만 했어도 아마 경찰이 좀 더 신경을 많이 썼겠죠.

▷ 김성준 / 진행자 :

그런데 보호감호소에서 그렇게 실컷 치료를 해 놓고, 상태를 알아놓고서 경찰과 그걸 공유를 안 하는 이유가 뭡니까?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현행법 상 공유해야 할 이유가 없게 되어 있다 보니까 그런 건데요. 경찰의 우범자 관리제도가 있는데, 이 사람이 우범자로 편입이 안 됐다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경찰 입장에선 그냥 뭐 동네의 말썽꾼, 대화가 잘 안 되는, 그런 정도밖에는 생각을 안 했던 거죠.

▷ 김성준 / 진행자 :

그러면 정신과 전문의 故임세원 교수가 정신질환 환자에게 피살되고 나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통과가 됐잖아요. 이 법에는 지금 말씀하신 것과 같은 대책이 포함이 되어 있나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충분히 포함이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진단을 정신과 전문의가 하다보니까 진단을 하는 부분에서 믿을 수 있느냐, 여러 가지 환자를 좀 더 확보하기 위해서 너무 관대하게 진단을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데요.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입원시켜 놓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이 사람들이 사라지는 겁니다. 이번에도 진주시의 정신보건센터에서 이 사람이 문제를 일으키는 걸 전혀 알지를 못했었어요. 정보가 이첩이 안 된다는 거죠.

▷ 김성준 / 진행자 :

이 경우는 무슨 전자발찌를 채워놓을 수도 없는 거고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물론 안 되죠. 인권침해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외국의 경우에는 치료를 강제할 수 있도록 '멘탈 헬스 코트(mental health court)'가 있어요. 사소한, 오물 투척 같은 걸 했잖아요. 오물 투척을 했을 경우에 우리나라는 경범이라 사건화를 안 합니다, 경찰이.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에는 지역사회에 무차별적으로 그런 위험 행위를 하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을 금방 정신건강법원으로 송치를 해서 법원에서 선고를 하도록 강제해버립니다. 그러면 사실 여러 치료를 왜 강제하느냐, 인권 침해다, 이런 논란이 사라지는 게, 일단은 지역사회에 해코지 행위를, 범죄를 했고, 그리고는 법원에서 강제력은 법원에 있잖아요. 법원에서 치료명령을 선고를 해 버리니까, 그 사람도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그 자체가 범죄니까. 아주 제재력이 강할 수가 있죠.

그리고는 자기가 아프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치료를 제공할 수가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신보건법 안에는 지금 그런 부분이 있지 않기 때문에, 예를 들자면 전담법원 같은 걸 마련을 해가지고 경미한 사건일 때, 예비적인 사건일 때, 그러니까 스토킹을 하고 오물을 투척하고, 이런 사건을 사건화를 해서 치료명령을 하는 게 제가 볼 땐 유일한 대안인데, 현행 개정된 정신보건법 안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 김성준 / 진행자 :

그런데 사안이 비슷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심지어 개정된 이 법에 대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나 사생활 자유를 손상할 가능성이 있다고까지 지적을 하고 나섰던데요, 이건 교수님 의견하고는 정 반대네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런데 그건 인권침해라고만은 볼 수 없는 게, 그러면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국가의 책무인가요?

▷ 김성준 / 진행자 :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도 인권의 문제니까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렇죠. 지금 예를 들자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라고 합시다. 이 사람이 만약에 약물을 복용만 했으면 평생을 교도소에서 지내야 될 필요가 없잖아요, 당사자에게도. 그런데 그 치료를 방치해놓고서는 그 시스템이 인권보호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근거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 김성준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게 그냥 사건이 벌어졌다고 해서 급히 그 때 그 때 조항만 바꿔서 법을 개정할 게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사회적 논의가 좀 필요할 거 같네요.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 김성준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