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 폭로했지만 "바뀐 게 없어요"…폭력 여전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작성 2019.04.18 20:57 수정 2019.04.18 22: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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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대로 국회는 선수들을 지켜주겠다던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정부 역시 체육 지도자들의 성범죄와 폭력을 엄하게 처벌하겠다면서 대대적인 감사까지 벌였는데 100일이 흐른 지금 선수들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계속해서 김민정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유은혜/사회부총리 (1월 25일, 정부서울청사) : 비위 행위를 한 지도자가 다시는 학교 현장에 발 디딜 수 없도록….]

지난 2월 교육부는 한체대에 대해 종합감사를 벌였습니다.

이슈취재팀이 입수한 감사 보고서를 보면 빙상계 '대부'로 불리는 전명규 교수의 비위 행위는 모두 18건.

폭행 피해 선수의 동생도 빙상 종목을 하는 점을 이용해 가해 코치와 합의할 것을 종용하고 격리 조치를 통보받고도 피해 선수들을 만나 졸업 후 거취 문제를 거론하는 등 성폭력, 폭행 피해를 무마하려 한 행위도 상당수입니다.

교육부는 한체대에 전 교수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의신청이 없으면 한체대 총장이 위촉한 징계위원들이 결정합니다. 사실상 '셀프 징계'입니다.

중징계는 파면과 해임, 강등, 정직 4가지인데 파면과 해임을 제외하면 다시 학교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미투 당시 용기를 냈던 자정의 목소리는 위축되는 분위기입니다.

[장광덕/젊은빙상인연대 (스피드스케이팅 코치) : (문제 된 사람들이) 자리를 내려놓고 뒤로 빠져 계시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굉장히 많이 봤죠, 빙상인들은. (피해자들이) 더 움츠러들고 조금 더 조심하는 경향이 있어요.]

폭력도 은밀하게 행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고교 쇼트트랙 선수 학부모 : 락커에서의 폭행 같은 것들은 남아 있어요. 대신 방법이 달라진 거죠. 예전엔 애들 보는 데서 때렸다면, 이젠 애들 다 내보내고 코치들만 남아서….]

특유의 폐쇄성과 소수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사제관계가 만든 체육계의 폭력적 관행, 이제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합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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