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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찾아온 비극…스러진 두 소녀의 꿈

<앵커>

이렇게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촘촘하지 못했던 탓에 꿈 많던 10대 여학생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학여행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었던 12살 초등학생, 또 복지사가 되어서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던 18살 여고생의 꿈을 우리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를 자주 볼 수 없었지만, 불평 한번 없던 아이였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12살 어린 나이에도 금 모 양은 집안일까지 도우며 늘 밝게 웃었습니다.

특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커서 미대에 들어가는 게 꿈이었습니다.

[금 양 유가족 : 그림 좋아하지요. 혼자 앉아서 낙서도 잘하고, 책상에 앉아 있는 거 좋아했는데….]

수학여행을 가게 됐다며 기대에 한껏 부풀었지만, 한순간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갑작스러운 화재에 이웃에게 위험을 알리러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래층으로 대피하다 할머니와 함께 변을 당했습니다.

딸과 시어머니를 구하려던 금 양의 어머니도 크게 다쳤습니다.

[금 양 유가족 : 내가 이래서 어느 동네에 가서 살겠습니까? 딸이 한 명 또 있는데, 진짜 애들 마음껏 뛰놀고 얼마나 그런 거 마음대로 좀….]

18살 여고생 최 모 양은 뇌 병변으로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1급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장애인 학생체육대회 육상 종목에서 금메달을 2개나 땄을 만큼 활동적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돼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겠다며 꿈을 키워왔습니다.

이혼한 부모를 대신해 숙모인 강 모 씨가 최 양을 친딸처럼 돌봤습니다.

하지만 피의자 안인득은 여성 둘 뿐인 이들 가정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끝내 목숨까지 앗아갔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조카를 지키려 사력을 다했던 숙모 강 씨.

목과 등을 흉기에 찔린 뒤 병원에서 정신을 차렸지만, 사랑하는 조카는 영영 만날 수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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