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퀄컴의 특허권 분쟁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소송금액이 최대 270억 달러, 약 30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양사 중 한 곳은 경영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은 현지시각 16일부터 애플-퀄컴 특허소송의 공개변론에 들어갔습니다.
9명의 배심원단이 구성됐고 앞으로 5주간 소송이 진행됩니다.
애플의 팀 쿡, 퀄컴의 스티븐 몰렌코프 등 양사 CEO도 직접 증언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핵심 쟁점은 '로열티' 산정방식입니다.
통신 모뎀 칩을 공급하는 퀄컴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에 대해 단말기 도매공급가의 약 5%를 특허사용료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뎀칩은 스마트폰의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핵심 부품입니다.
애플은 "퀄컴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부과했다"면서 최대 27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칩값과 특허사용료를 이중으로 청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IT업계 지형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어느 쪽이 승소하든 글로벌 모뎀 칩 시장이나 스마트폰 지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법원과 배심원단이 애플 측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퀄컴으로서는 기존의 로열티 부과방식을 고수하기 어려워지게 되고 비즈니스 모델도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당장 퀄컴의 모뎀 칩을 사용하는 다른 모바일 제조업체들도 '도미노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퀄컴이 승소하게 되면,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 사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허공방과 맞물려 퀄컴의 모뎀 칩 공급이 끊기면서, 애플은 최신형 스마트폰에는 인텔의 모뎀 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5G 모뎀 칩'을 생산하는 곳은 퀄컴과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 정도여서 애플은 퀄컴 이외에는 당장 5G 모뎀 칩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