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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잊히지 않길…'4·16 기억저장소'의 힘겨운 싸움

<앵커>

세월호의 비극을 기억하자고 하는 것은 아픈 상처를 다시 헤집자는 게 아니라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하자는 우리의 다짐이자 약속입니다.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서 잊혀짐과 싸우고 있는 공간을 김형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단원고 2학년 교실,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된 4·16 기억교실은 5년 전 그날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학생들이 웃고 떠들었을 것 같은 교실 풍경에 방문객들의 감정도 북받칩니다.

[한은경/경기 오산시 : 교실이 그래도 똑같이 보존되고 있는 게 매우 감사했고요, 바로 옆에 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사실 이런 기억 장소를 와봐야만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기억 교실을 운영하는 것은 유가족들이 주축이 돼 꾸린 4·16 기억저장소입니다.

아이들이 남긴 유품을 오롯이 보관하기 위해 직접 보존처리법까지 배웠습니다.

[이지성/4·16기억저장소 소장 (단원고 희생자 김도언 양 어머니) : 최고 힘든 거는 그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의 유품을 만진다는 거. 아이들 유품, 속옷이든 바지든 신발이 든 엄마들이 직접, 우리 손으로 세척을 하고 탈염을 하고 모든 처리를 하는 게 참 힘든 거죠.]

이런 괴로움에도 보존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하나, 잊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지성/4·16기억저장소 소장 (단원고 희생자 김도언 양 어머니) : 사람은 사실 잊고자 하잖아요. 총 304명 숫자로 기억하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기억하다 보면 또 한 명 한 명 꿈이 가슴에 들어오거든요.]

다시 찾아온 다섯 번째 봄, 엄마들은 오늘(16일)도 시간이 멈춰버린 교실에서 아이들이 망각 속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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