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산불 나서 주민들, 소방관들 그 고생 하는 걸 보고도 이런 사람들이 또 나옵니다. 자기가 산에 불을 지르고는 경찰에 또 불났다고 신고 전화까지 한 40대 남자가 붙잡혔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3일) 오후 1시 45분쯤 서울 도봉산 자락에 불이 났습니다.
소방 당국이 곧바로 진화에 나서 990㎡ 넘게 번지던 불길을 30분 만에 잡았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이 산등성이다 보니 CCTV 등 화재 원인을 밝힐 단서가 거의 없었습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119에 빨리 출동하라고 여러 차례 신고한 한 남성이 지나치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장순국/도봉경찰서 소속 경위 : 당황스러워하는구나, 안절부절못하는구나, 왜 이럴까? 조금 의심스럽네. 그렇게 생각을 했죠.]
경찰은 소방당국으로부터 17건의 화재 신고 정보를 건네받아 하나하나 전화를 걸었고 해당 목소리의 주인공이 40대 허 모 씨란 걸 밝혀냈습니다.
불이 났을 때 허 씨가 '산등성이에서 내려왔다'는 다른 목격자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허 씨를 도봉구의 한 거리에서 검거했습니다.
[장순국/도봉경찰서 소속 경위 : (검거 당시) 옷에서 불 냄새, 화기 냄새가 진동을 하고 신발을 보니까 신발에서 불에 그을린 흔적들이 있었어요.]
허 씨는 라이터로 낙엽에 불을 붙여 산불을 낸 뒤 혼자 불을 끄려다 힘에 부치자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허 씨를 산림 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불을 지른 이유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박정삼, 화면제공 : 도봉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