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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불 내고 신고자 행세…2차 방화 노리다 경찰에 덜미

도봉산 불 내고 신고자 행세…2차 방화 노리다 경찰에 덜미
산불을 낸 뒤 신고자로 행세하며 2차 방화를 시도하던 40대 남성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소방당국은 어제(13일) 낮 1시 40분쯤 도봉산 무수골 인근에서 방화에 의한 산불이 발생해 산림 990㎡가 소실됐다고 밝혔습니다.

화재는 22분 만에 꺼졌습니다.

진화 작업에 참여한 도봉경찰서 장순국 경위는 발화지점을 찾기 위해 화재 신고자 중 한 명인 40대 남성과 함께 산으로 올라가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습니다.

술 냄새가 훅 풍겼을뿐더러 단순히 화재 때문에 당황한 것으로 보기엔 지나치게 안절부절못하는 태도와 의심스러운 말투에 화재가 방화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직감했습니다.

장 경위는 119 신고센터에 협조를 요청해 신고자 17명의 연락처를 확보한 뒤 아까 만났던 남성을 찾기 위해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대조했습니다.

해당 남성을 찾아낸 장 경위는 "대형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게 도와줘 고맙다"며 다시 만남을 시도했지만, 그는 "멀리 있어서 만나기가 어렵다"며 거절했습니다.

장 경위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면서 만날 것을 요청했지만 그 남성은 계속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결국 경찰은 현장 인근 지역을 수색하다 어제 오후 6시15분쯤 한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려던 44살 허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허씨는 경찰의 추궁에 방화 사실을 인정하고, 라이터를 이용해 낙엽 불을 붙였다고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또 "막걸리를 2병 마셨다"면서 방화 당시 음주 상태였음도 시인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의 주머니에서는 방화 후 새로 산 라이터도 발견됐다"며 "자칫 제2의 방화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허씨는 방화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산림 보호법 위반 혐의로 허씨를 입건하고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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