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죄의 굴레 벗기까지…힘겨웠던 지난 과정들

정연 기자 cykite@sbs.co.kr

작성 2019.04.13 21:11 수정 2019.04.13 23:3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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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전, 낙태죄를 처벌하는 건 헌법에 맞지 않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습니다.

임신부, 본인의 결정권을 인정한 '의미있는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처음 이 법이 만들어지고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기까지를 지난 66년의 과정을 스브스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낙태죄 형법 269조.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019년 헌법재판소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헌법불합치 = 사실상 위헌'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는 현행 '낙태죄'를 개정해야 한다.

2012.08. 낙태죄 합헌 : 기존 낙태죄 유지.

"현재보다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될 것.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2012.11. 3개월 후 불법 낙태 수술을 받은 고3 학생 사망.

환자는 지난 목요일 수능을 치른 임신 23주 차의 이 모 양.

산부인과 병원에서 낙태 수술에 들어갔지만 이 양은 결국 과다출혈로 숨졌습니다.

경찰은 의사와 부모를 상대로 불법낙태여부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2017.

[노새/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임신중단 사례 대리낭독) : 저는 온라인으로 임신중절 약을 구매했습니다. 약은 포장도 없이 작은 봉투에 몇 알 들어있는 상태로 도착했고 며칠간 심한 출혈과 탈수 증상에 시달리다 이러다 진짜 죽겠다 싶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혼자 '소파수술(임신중절수술)'을 받았습니다. 몸이 약해지고 아플 때마다 제가 겪어야 했던 과정들, 거짓말들 죄책감과 몸의 통증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불법 수술, 불법 약물, 낙인 때문에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여성들은 오롯이 혼자 견뎌야 합니다.]

'낙태가 죄라면 그 범인은 국가다.'

2017, 낙태죄 폐지를 향한 23만 명의 청원.

2018.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 보장하라.

2019.4.11 헌법재판소.

낙태죄 헌법불합치(헌법불합치 4명/위헌 3명/합헌 2명)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는 '낙태죄'를 개정해야 한다.

"낙태죄는 임신하나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출산을 강제하고 있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김재련/변호사 : 임신한 여성들이 임신을 중지할 수밖에 없는 그 사정을 들여다봐야 하거든요. 생명을 경시해서 임신을 중지하는 게 아니에요. 낳고 싶지 않아서 임신을 중지하는 것도 아니에요. 생명을 중시하지만 이 아이를 혼자 임신을 유지하고 낳아서는 제대로 기를 수가 없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임신을 중지하는 것이거든요.]

(책임 프로듀서 : 하현종, 프로듀서 : 조제행, 구성 : 홍세미·주진희, 촬영 : 오채영, 편집 : 정혜수, 도움 : 박나경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