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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만 받던 여행사, 돌연 폐업…예비 부부 118쌍 날벼락

<앵커>

신혼여행 가기 일주일 전에 여행사가 갑자기 문을 닫아서 1백 쌍이 넘는 예비 신혼부부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혹시 일부러 돈만 받고 여행사 문을 닫은 건 아닌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일 결혼한 신부 A 씨는 결혼 닷새 전 황당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신혼여행을 일주일 앞두고 여행사가 폐업했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겁니다.

그러면서 다른 여행사에 계약사항을 이관할 테니 그 여행사에 돈을 한 번 더 내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보상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결국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A 씨/신혼여행 업체 피해자 : 저희는 (폐업했다는) 그 소리 듣고서 계속 잠도 못 자고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저희는 이제 더 이상 이 사람들이 (계약을) 이관해주겠다는 것도 못 믿겠는 거예요.]

이렇게 피해를 본 예비 신혼부부들이 여행사 측에서 밝힌 것만 118쌍, 피해금액은 2억 2천만 원에 달합니다.

피해 부부들은 여행사가 고의 폐업을 한 걸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쓴 계약서입니다.

이 계약서에는 카드 납부가 안 되고 현금영수증 처리가 안 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여행사는 최근 예약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현금 결제를 요구했습니다.

또 현지 호텔 예약도 제대로 해놓지 않았고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마자 곧바로 폐업을 통보했습니다.

폐업을 계획한 뒤에도 계속 여행 예약을 받으며 현금을 챙겨 온 겁니다.

여행사 사무실은 이미 텅 비었습니다.

[인근 주민 : 1월쯤에 여기서 나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복 하는 가게하고, 여행사하고….]

어렵게 찾은 여행사 직원은 모든 걸 숨기기 급급합니다.

[여행사 관계자 : 사실 전 대표님 얼굴 몇 번 못 뵀기 때문에, 자세히 답변드릴 부분은 아닌 것 같고요. (새 사무실 주소) 그거는 제가 말씀을 못 드릴 것 같아요.]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수사 과정에서 일부 여행사 직원이 가명을 쓰며 영업해 온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고의 폐업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설치환,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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