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낙태죄 없애면 낙태율 급증" 주장은 정말일까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9.04.10 20:25 수정 2019.04.11 10: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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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낙태에 대한 처벌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쪽의 핵심 논리는 낙태죄를 없애면 낙태율이 급증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여러 근거를 제시했는데 그 근거들이 사실인지, 박세용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영국은 낙태죄 폐지하고 낙태율이 1천% 이상 늘었다", 낙태죄 폐지 반대 국민연합이 최근 집회에서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저희가 근거를 물어봤더니 2016년 낙태 건수를 낙태죄 폐지 전인데, 1967년의 낙태 건수로 나눠서 계산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산을 하면 가임기 여성이 많고 적음에 따라 낙태율이 변할 수 있으니까 UN도 그렇고, 세계보건기구 WHO도 이렇게 안 합니다.

'가임기 여성 1천 명당 낙태 건수가 몇이냐' 이것을 봐야 하는데 잉글랜드와 웨일스 정부 통계를 보시면 낙태죄 폐지하고 230% 정도 낙태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납니다.

1천%, 그러니까 10배로 늘었다, 이건 아주 과장된 수치입니다.

그래도 어쨌든 2배 이상 늘었으니 문제 아니냐 할 수 있지만, 2012년에 나온 연구 결과 하나 보여 드리겠습니다.

낙태에 대한 법적 규제와 낙태율, 둘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그래프인데 오른쪽으로 갈수록 낙태에 자유로운 나라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낙태율이 올라갈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약간 떨어지는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낙태 현황을 분석한 다른 보고서를 봐도 낙태가 자유로운, 규제가 덜한 나라일수록 낙태율이 높았냐,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낙태를 하더라도 공인된 의료기관에서 상담을 거치는 안전한 낙태 비율이 규제가 약한 나라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낙태죄 존치를 주장하는 측은 우리나라 낙태율이 지금도 세계 1위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것도 계산 방식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WHO 기준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낙태율은 2010년에는 15.8에서 2017년에는 4.8까지 떨어졌습니다.

물론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낙태까지 반영하면 수치가 좀 더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비슷한 시기 세계 평균이 3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1위라고 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유미라, 자료조사:박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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