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에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뤼순 감옥에 투옥됐습니다. 그리고 옥중가는 안 의사가 감옥 안에서 지어 부른 노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는 이미 일본의 주권 침탈이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 의사의 거사가 성공했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당장 자유로워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거사를 성공시킨 안 의사도 옥중에서는 조금이나마 후련했겠지만, 조국이 아직도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에 여러 가지 심정이 교차했을 겁니다. 옥중가에도 안 의사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적막한 가을 강산 야월 심경에 슬피 울며 날아가는 저 기러기야 북방의 소식을 네가 아느냐
(중략) 때려라 부셔라 왜놈들 죽여라...
- 안중근 의사의 옥중가 中
◆ 김수현 기자 / 정책문화팀

하지만 그는 슬픈 감정뿐만 아니라, 항일 투쟁 의지도 옥중가에 담았습니다. 절망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노래를 부르며 울분을 달랬고, 독립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죠. 이런 안 의사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취재 중에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뭉클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저는 노래에 굉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럿이 함께 부르다 보면 그 노래에 담긴 메시지가 체화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안 의사가 옥중에서 부른 노래를 취재해 소개해드렸지만, 유관순 열사와 동지들이 부른 옥중가도 있습니다. 이런 노래들이 악보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후손들이 듣고 부를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취재: 김수현 / 기획 : 심우섭, 김도균 / 구성 : 장아람 / 촬영 : 이용한 / 편집 : 이홍명, 이은경, 문지환 / 그래픽 : 이동근, 감호정 / 사운드 디렉팅 : 유규연 / 내레이션 : 김주우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