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 대한민국' 옛말…SNS 타고 더 쉽고 은밀하게

강민우 기자 khanporter@sbs.co.kr

작성 2019.04.09 20:38 수정 2019.04.10 15: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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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가다' 이런 말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유엔이 정한 개념은 아니어도 1년 동안 마약 범죄 건수가 인구 10만 명당 20건 미만이면 '마약 청정국가다' 이렇게 부릅니다. 그동안 마약 단속을 엄하게 했던 우리나라는 통상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됐었는데 지난 2014년 이후 마약 사범이 보시는 것처럼 꾸준히 늘면서 2016년부터는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었습니다. 게다가 이 수치는 수사기관에 적발된 공식 통계여서 실제로는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SNS와 인터넷을 타고 마약이 더 손쉽고, 더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다는데, 그 실태를 강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약류 관련 은어를 검색 사이트에 치자 판매 경로가 여기저기 뜹니다.

24시간 영업, 총알 배송 등 마약류 매매가 불법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적나라한 광고들이 즐비합니다.

상황은 SNS도 마찬가지. 지난 2017년부터 환각 물질로 지정된 아산화질소, 이른바 해피벌룬은 아예 사용 인증사진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온라인 마약 거래 목격자 : (전화로)물어본 다음에 한 몇백 개 정도 보내 달라고 하더라고요. 퀵서비스로 검정 봉지에 작은 통 같은 거 수백 개 정도가… 제가 들었던 거는 휘핑 가스랑 대마초, 코카인….]

실제로 어제(8일) 긴급 체포된 방송인 할리 씨와 SK그룹 3세 최 모 씨도 SNS 등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달 방식은 속칭 '던지기'. 대포통장으로 계좌이체를 받거나 가상화폐로 대금을 받은 뒤 후미지고 CCTV에 잡히지 않는 곳에 마약을 두고 가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SNS 등을 통해 마약 구입은 손쉬워졌지만 단속과 처벌 모두 미비한 상황입니다.

경찰의 온라인상 마약 단속은 키워드를 일일이 검색해 찾아내는 사실상의 수작업 방식인데, 이를 뻔히 아는 마약 판매업자들이 수시로 계정이나 연락수단을 바꾸고 있어 추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김희준 변호사/前 마약 전담 검사 : 트렌드가 온라인 주문 방식, 인터넷 주문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자동 검색 시스템을 도입해서 24시간 실시간으로 즉시 적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경찰은 자동 검색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도 빨라야 올해 9월에야 사용 가능할 전망입니다.

기껏 적발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재판에 넘겨진 4천6백여 명 중 절반쯤이 집행유예 이하의 처벌을 받았고 3년 이상 징역형을 받은 것은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연예인 등 특정계층을 넘어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마약 대중화를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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