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뒤 '논문 바꿔치기'…교체 인정에도 징계는 無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04.09 20:28 수정 2019.04.09 22: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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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저희 취재진이 한 국립대 논문을 취재하며 확인한 우리 학계의 심각한 문제 전해드립니다. 보통 학위 논문은 주요 도서관에 온라인 등재되고 그 내용 그대로 보존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논문 바꿔치기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표절 의혹을 받자 핵심 내용을 확 바꿔 재등록까지 마친 논문을 확인했는데 대학은 별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곳곳에 제도적인 허점도 많았습니다.

이슈취재팀 이경원 기자가 먼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체육대학교 석사학위 심사가 끝난 뒤 제출된 논문입니다.

쥐 10마리를 4주간 실험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학위논문 공식 등재기관인 국회도서관에 어떻게 등록돼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쥐 8마리로 1주일간 실험했다고 돼 있습니다. 실험 표본이 아예 바뀐 겁니다.

이렇게 데이터와 문구가 바뀐 부분은 전체 30페이지 가운데 절반인 15개 페이지에 달했습니다.

단순 수정을 넘어 새 논문 수준입니다.

이 같은 논문 교체는 2007년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 처음 등재된 뒤 5년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기존 논문이 표절 논란을 빚은 뒤였습니다.

현재 한 사립대 교수인 논문 저자는 표절 의혹은 부인하면서 논문 교체는 실수를 바로잡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논문 저자 : 처음 완성이 되기 이전의 논문 있잖아요. 그걸 제본해서 (도서관에) 보낸 거예요. 어마어마한 실수를 한 거죠. ((바로 교체해야지) 5년이나 지나서야 교체된 게 납득이 잘 안돼서요.) 그렇게 쓰고나서 바로 박사 과정에 들어갔거든요. 그 논문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안 썼죠.]

논문 교체는 부정행위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한체대는 지난달 중순 윤리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이슈취재팀이 입수한 윤리위원회 비공개 결과보고서입니다.

논문 저자, 당시 지도교수와 심사위원장 모두 교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원래 논문으로 원상 복구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셈인데 책임자 문책이나 징계는 없었습니다.

윤리위원회에는 당시 해당 논문을 심사했던 심사위원장이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당시 논문 심사위원장 : 회의에 참석해서 참석 사인은 했지만, 발언권을 못 얻고…]

한체대는 논문 표절과 교체의 적절성 여부는 학교가 판단하는 것이라며 학교가 내린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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