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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흥 고교서 잇단 '스쿨 미투'…교육 당국 진상 파악 나서

교직원에 의한 성폭력·성희롱을 폭로하는 '스쿨 미투(#metoo)'가 경기지역 고교에서 잇따라 제기되자 교육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스쿨 미투 운동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부 학교에선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도 '구두 경고'에 그치며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수원 A여고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특정 교사의 성희롱을 폭로했다.

학생들은 SNS에 '선생님께서 담요를 두르고 다니는 여학생에게 여기가 수원역 집창촌이냐며 희롱했다', '월경 중인 학생에게도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했다', '화장을 한 학생에게는 창녀 같다는 발언을 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교사는 '그것 모두를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농담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한 학생들에겐 '너희 부모님은 50만 원도 못 버시냐는 뉘앙스로 많은 학생을 분노케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이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한 청원 글은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1만 3천여 명이 동의했다.

이 같은 '스쿨 미투'는 작년 7월 국민신문고로 접수됐지만, 수원교육지원청과 학교는 학생 대상으로 피해 조사조차 하지 않고 해당 교원에게 '구두 경고'하는 데 그쳤다.

비슷한 시기 이 학교의 또다른 보직 교사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에 대한 민원도 '구두 경고'로 끝났다.

수원교육지원청과 학교는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벌이고 감사를 검토 중이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작년에는 '해당 교사에게 주의를 줘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학교 측 설명을 믿고 추가적인 피해 조사는 하지 않았다"라며 "지금이라도 매뉴얼에 따라 철저히 조사 및 감사하고 필요하면 경찰에 고소, 고발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흥 B고교에선 지난 5일 등굣길을 지도하던 교감이 체육복 반바지를 입은 학생에 대해 '쟤는 팬티만 입었네'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 사실도 재학생이 SNS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학생의 게시글에 '다른 교사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나도 들었다'는 미투 증언이 잇따르자 교장과 교감이 나서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시흥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전담기구를 통해 피해 사실 등을 조사하기로 하고 학교폭력전담경찰관에게 해당 사건을 신고하도록 학교에 안내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직원 대상 성폭력 예방 직무연수를 계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이하게 생각하고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는 일부 교직원이 있는 것 같다"라며 "최근 학생 성 인권 담당 부서를 신설한 만큼 지속적인 예방 교육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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